양팔과 양다리가 없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과 양다리 없이 작은 왼발만 있던 아이, 절망 속에서 자살까지 시도했던 아이.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희망 전도사로 성장한 사람. 바로 닉 부이치치다.

 

그는 1982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테트라-아멜리아 신드롬(Tetra-Amelia syndrom)’으로 양팔과 양다리 없이 발가락 두 개가 달린 작은 왼발 하나만 있었던 것이다. 이에 그는 절망한 나머지 8살 어린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한 번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뛰어들었고, 그 뒤로도 두 번 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이 발견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언론과의 인터뷰나 강연을 통해 몇 차례 고백한 바 있다. 그런 생각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더 행복하고 완전한 삶을 살고 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던 그가 어떻게 긍정으로 가득 찬 사람으로 변할 수 있었을까.

 

 

삶의 고난은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날, 닉에게 강연 요청이 왔다. 그는 흔쾌히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그는 마침내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보시다시피, 저는 팔과 다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계인은 아닙니다. 지구 밖으로 나가본 적도 없고, 지구 밖에 사는 생명체와 교신을 해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과 신체적인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은 사람입니다. 물론 신체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저의 삶은 무척 고달프고 우울했습니다. 부모님을 미워하고 신까지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죽으려고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왜 저는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을까요? 부모님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신의 저주일까요?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태어난 이유는 바로 제가 이 자리에 오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여러분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여러분이 보기에는 제 삶이 불행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저에겐 이 닭발이 있기 때문입니다. 닭발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의 몸 끝에서 기형적으로 생긴 발가락 두 개를 쳐다보았다. 그것이 그가 말한 닭발이었다. 닉은 자신의 발가락을 까닥거리며 청중들에게 자신의 닭발을 보여줬다.

이 닭발은 제 손이며, 발이자 희망입니다. , 보세요. 이 닭발로 여러분의 마음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그때 닉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러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청중들은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마터면 얼굴을 그대로 책상에 부딪힐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닉은 누운 상태로 고개를 들어 청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길을 가다 보면 저처럼 이렇게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넘어지면 어떻게 하십니까? 옷에 묻은 흙을 털며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넘어진 상태로는 그 어디에도 갈 수 없으니까요. 저도 가끔은 이렇게 넘어집니다. 하지만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팔다리가 있다면 그냥 쉽게 일어나겠지만 저에게는 팔다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런 저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팔다리도 없는데 왜 사는가 싶으시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쉽게 일어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죠? 그렇다면 제가 다시 일어서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 보세요.”

닉은 책이 놓여 있는 가장자리로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기어갔다. 그리고 책 위에 이마를 갖다 댔다. 청중들은 숨을 죽인 채 그의 몸짓 하나 하나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저는 백 번이라도 다시 일어나려고 시도할 겁니다.”

 

닉은 다시 일어나기 위해 책에 이마를 짚고 상체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오히려 상체가 아래로 기운나머지 이마를 책에 세게 찧고 말았다. 닉은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들어 청중들을 향해 다시 강한 어조로 말했다.

 

보시다시피, 저는 금방 일어나는 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다시 시도하지 않는다면 아마 저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를 뛰어넘어 다시 시도한다면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삶의 고난은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합니다. , 다시 한 번 저를 보십시오.”

 

이얍! 닉은 기합 소리와 함께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이마를 짚고 다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일어설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몸통이 흔들렸다.

 

이얍! 닉은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한 번 몸부림쳤다. 그리고 마침내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성공했다. 팔다리도 없이 넘어진 몸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으켜 세운 것이다. 그러자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닉의 강한 의지와 도전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닉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여러분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왜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로우며, 나만 외로울까라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저를 보십시오. 팔과 다리가 없이도 이렇게 다시 일어섰고, 지금 여러분 앞에 있지 않습니까.”

 

비록 불행하게 태어났지만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 닉 부이치치. 그는 아무리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목표한 바를 결코 포기하지 마라, 고 말한다.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추고 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그의 삶이 이를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아닐까.

 

- [다치고, 상처받고, 그래도 나는 다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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