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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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청년층에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주로 외부와 접촉을 꺼리며 방 안에만 있는 사람들이다. 인간의 눈이나 혀, 손톱, 때로는 얼굴 그대로가 남아있는 채로 동물, 물고기, 곤충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많은 가족이 변이한 가족 구성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변이한 줄 모르고 죽이거나 알고도 죽이고, 갖다 버리거나 심지어는 먹기까지 한다.


미하루는 아들 유이치가 벌레로 변한 모습을 끔찍하게 생각하지만 버리지 못한다. 징그럽지만 아들이고, 사랑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서 챙겨주고 시간을 함께 보내려한다. 자식이 변이된 이들의 모임인 물방울회에 나가 문제도 공유하고 위로를 받으려 하기도 한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의 외양이 징그러워진다면, 나는 과연 이전처럼 애정을 줄 수 있을까? 돌아온다는 보장은 전혀 없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데도 그 사랑이란 감정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점점 서로가 말을 할 수 있어도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있는 힘껏 이해하려고 한 적이 언제였을까? 어쩌면 대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색다른 소재로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을 잘 그려냈다.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났는데 그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술술 읽히고 적당한 감동과 흥미를 느끼게 해줘서 좋았던 책.

"소극적이라고 우유부단하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섬세함을 가진 것은 별로 나쁜 게 아니니까요. 누군가를 배척하며 살아가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도 느끼지 않는 성격이나, 무례하고 난폭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성격에 비하면 훨씬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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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의 기술 - 한평생 호흡하는 존재를 위한 숨쉬기의 과학
제임스 네스터 지음, 승영조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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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아니, 일단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면 이제 평소처럼 숨을 쉴 수 없게 된다. 호흡법 자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주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해 내뱉었던 말들이 떠오르며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지게 만든다.

이전에 호흡법에 신경 쓴 건 요가 할 때와 숨쉬기 운동을 할 때뿐이었다. 그래서 깊게 들이쉬는 것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은 정반대의 가르침을 준다. 숨을 오래, 조금씩만, 그리고 일정한 간격으로 쉬라고. 그리고 숨은 꼭 코로 쉬어야 한다.

특히 잠을 잘 때의 호흡법이 참 인상 깊었다. 입을 벌리고 자면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기도는 평소보다 닫히기 시작한다. 그러다 기도가 그 위치에 고정되고 결국은 코골이가 시작되면서 수면무호흡증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어쩌면 코가 호흡하는 법을 잊는지도 모른다. 뭐든 자주 써야 제대로 작용할 수 있다. 아버지가 코를 골면서 주무시는데 책을 추천해볼까 싶다.

책에는 호흡법을 바꿔서 달리기 같은 운동 후에도 숨이 차지 않는 사람들, 코골이와 무호흡을 고친 사람들, 기도가 확장된 사람들 등 다양한 효과를 겪은 사람들의 예시가 나온다. 코는 입안, 기도, 폐와 연결돼 있으니 영향을 준다. 호흡법 하나 바꿔서 달라지는 점이 많을 수 있다는 소리다. 심지어 코로 숨쉰 쥐들이 입으로 숨쉰 쥐들보다 놔세포 수가 많았다고 한다.

다양한 효용이 있고, 그걸 겪어본 사람들을 주변에서 지켜보면 호흡법을 홍보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물론 유사과학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픈데도 딱히 방법이 없다면, 수술이 싫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만 하지 않을까? 부록으로 호흡법을 설명해두기도 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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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you can 쏘유캔 - 롱보드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권도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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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책이다. 읽으면서 기분이 좋고, 또 따뜻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일을 겪고, 그러면서 롱보드를 향한 열정과 사랑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저자의 모습이 멋지다.


저자는 200여일 동안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숙박비는 단 한푼도 들지 않았다.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여행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100일로 예정했던 여행이 길어지면서 더 많은 인연을 맺고, 더 많은 일을 겪었다. 강도를 당하거나 길을 잃는 등 다사다난하기도 했지만 롱보드에 대한 애정으로 엮인 사람들의 따뜻함이 여행을 지속하게 한 듯하다.


간간히 보이는 친구들의 사진도 참 보기 좋았다. 정말 모두 밝은,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 같았다. 뭔가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보기 좋았다. 롱보드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나아가 롱보드 영상을 한 번쯤 찾아보게 되는 마성의 책이다.


그 나라에 조금씩 동화되어 보는 것,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흉내 내 보는 것, 그것은 "난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이고, "나도 당신이 좋아요"란 대답을 듣는 것과 같았다 - P19

세상은 내게 작은 행복에 감탄하고, 기뻐하고, 크게 받아들이라 한다. 그것을 통해 작고 큰 불행과 고통을 견뎌내게 하는 것이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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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 - 야매 편의점 평론가의 편슐랭 가이드
채다인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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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이렇게 다채로운 음식과 서비스가 있는 공간이었다니, 이번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저자가 편의점에 빠져든 이유를 알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제 '편세권'이 인기라고 한다. 언제든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편의점은 삶을 편하게 바꿔놓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력서나 컴퓨터사인펜 등 문구류부터해서 돈도 뽑을 수 있고, 공과금도 내고 택배도 보낸다. 집 근처에 편의점만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을 것만 같다.


물론 편의점의 가장 큰 매력은 먹을거리다. 편의점 하면 생각나는 삼각김밥이나 컵라면뿐 아니라 도시락, 샐러드, 식재료도 판다. 업체들끼리 콜라보도 많이 한다. 스카치캔디빵 카라멜 미니호떡은 먹어보고 싶고 곰표와 콜라보를 한 제품들은 뉴트로 느낌 물씬해서 갖고 싶다.


편의점에 자주 가지는 않고, 구매도 별로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삼각김밥으로 볶음밥을 만들어보고 싶고, 라스트오더로 할인을 받아 제품을 사보고 싶어졌다. 바나나먹은감자칩이나 벚꽃향핑크버거는 먹지 말아야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읽으면서 즐거웠던 책이다. 맛 표현도 아주 와닿고, 편의점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괴식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미식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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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끌어당기는 자기긍정의 힘
가토 다카유키 지음, 이정은 옮김 / 푸른향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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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저자는 자기긍정을 하지 못 하는 사람을 '비관형'과 '반항형' 유형으로 나누고 자기긍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안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감정을 긍정하고, 나를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이에 타인에게 공감하고, 칭찬에는 감사해야 한다는 조언 등 기본적인 조언들을 본인 경험에 빗대어 전한다.


의외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많이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좋은 조언이다. 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그걸 다 맞춰주는 건 나를 갉아먹는 일이었다. 괜히 맞춰주다가 스트레스 받고, 어차피 맞춰줘도 상대방은 만족하지 못한다. 적당한 공감만 주고, 그 사람의 분노를 내 탓으로 여기진 말아야겠다. 그리고 '화내지 말아라'고 하면 오히려 상대(의 감정)를 부정한다고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보통‘ ‘상식 ‘당연‘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거기에는 반드시 편향된 생각이 있다고 여겨도 된다 - P87

어쩌면 상대는 ‘적‘이 아니라, 당신이 ‘자기 보호‘나 ‘자아‘ ‘고정관념‘에 따라 ‘적대시‘할 뿐인지도 모른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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