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 하루하루 유연하고 경쾌한 마음으로
호사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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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는 어른'이 이런 모습일까? 아등바등 살아가며 괴로워하고 있는 나에게 괴로움을 덜어주는 듯한 책이었다. 나이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깨달은 점을 소소한 일화와 함께 털어놓는 저자의 모습은 언젠가 내가 직접 깨달을 일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언니로서 이갸기해주는 듯하다.


나만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쩜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의 때가 온다. 조급해할 필요가 없고,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다. 내가 바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급함을 버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운 책이다.


에세이는 처음 시작은 너무 좋지만, 뒤로 갈수록 화력이 부족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냥 끝까지 좋았다. 여행자의 눈으로 내 삶의 소소한 기쁨을 찾으며, 현명하게 살아가야겠다.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 하고 나면 미련 하나 남기지 않고 돌아서는 자세. 그게 나한테 필요했다 - P16

‘배려‘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이 응당 얻어야 할 삶의 경험을 내 선에서 자르고 빼앗는 일은 이제 하지 않는다 - P38

진짜 악인은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남의 노력에 숟가락을 얹고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다43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건 크고 대단한 게 아니다. 고작 0.5cm 작은 운동화처럼 말이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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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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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는 어느 날 한 여자가 선로에서 떨어져 죽는 걸 목격했다. 그 여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를 주워서 전달하려다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아 괴로워서 추도식을 가고, 거기에서 그녀, 어맨다의 친구들 무어 자매를 만난다. 셰이는 화려한 그녀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셰이가 주운 목걸이가 무어 자매의 것이라고 하자 경찰서에 전달했던 목걸이를 찾아 어맨다 어머니 집까지 찾아간다. 그렇게 친해진 그녀들은 셰이를 교묘하게 조종한다. 그리고 어느새 셰이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누가 봐도 성공한 여성 커샌드라와 제인과 친해지기 위해 셰이는 안간힘을 다한다. 약간 찜찜한 점이 있어도 넘겨버린다. 어떻게든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화려한 그들과 함께하면 나도 그들 같을 것 같고, 또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고. 셰이가 이해되지 않는 과한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만큼 애정에 목말라있었다고 생각하면 또 이해가 된다.

모두가 조금씩 뒤틀려있다. 언젠가의 기억들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 기억이 사람을 어디까지 가게 만드는지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모두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소설은 종착역에 와있다.

사람들은 평생 열여섯 명의 살인자를 마주친다고 한다. 과연 나는 몇 명이나 마주쳤을까? 확률은 믿을 만 하다.

나는 오늘 저녁 그들의 겉모습을 흉내 내려 애썼다.
하지만 우리의 깊숙하고 은밀한 부분이 꼭 닮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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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하이 getting high - 영원을 노래하는 밴드, 오아시스
파올로 휴이트 지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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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면 "어, 아는 노래인데" 싶은 명곡이 가득한 그룹 오아시스. 사실 오아시스는 이름만 아는 수준이었는데, 워낙 유명하고 팬이 많아 어떤 매력이 궁금해서 책을 읽어보게 됐다. 책 읽으면서 들으려고 노래도 검색해봤는데 Don't look back in anger, Champagne Supernova, wonderwall은 익숙한 노래들이었다. 팬이 아니더라도 이름과 노래를 알 정도의 그룹이라니, 당시에는 정말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듯하다.


책은 오아시스 갤러거 형제의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소설 같으면서 다큐멘터리나 관찰예능의 한 꼭지를 그대로 보는 듯하다. 오아시스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듯만 하다. 녹음 때 있던 일이나 형제 간 갈등, 음악과 본인들의 그룹에 대한 생각, 언론의 평가, 학창시절 이야기까지 아주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공연 장면 묘사에서는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에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궁금해졌다. 오아시스의 사적인 부분을 파고들어가(하지만 불쾌하지는 않게) 흥미를 끌어낸다.


갤러거 형제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까지 모두 담아 오아시스의 모습을 생생하고 심도 있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노래를 들으며 읽으면 더 좋을 것.

오아시스는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에 늘 화답했다. 미소를 짓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 P199

"처음에는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음악에 빠졌어요. 그때부터 무의미했던 삶에 의미가 생겼어요." - P255

오아시스는 우리의 음악은 당신들에게 과분하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의 음악이 마음에 든다면 그건 당연한 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등신이다‘라고 오아시스는 생각했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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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오늘의 청소년 문학 27
김미승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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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귀화한 아버지와 함께 살던 알렉산드라 세묘노비치 김, 줄여서 쑤라. 1등에게도 '카레이스키'라며 우등상을 주지 않아 우울한 날, 검정 치마를 입은 마트료시카를 아버지가 선물한다. 그리고 곧바로 아버지가 사라진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돕다가 일본군에 발각돼 사할린에 끌려간 것. 쑤라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사할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힘들게 버텨내고 있는 조선인들과 인간 같지 않은 일본인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 쑤라는 '아버지는 조선인으로 태어났어도 지금은 귀화해 러시아 통역관으로 잘 사는데 왜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어렵게 살았을까'를 생각한다. 그러다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디서 살아야할지를 고민한다. 조선인이라기엔 조선에서 살아본 적이 없고, 러시아인이라기에는 머리가 까맣단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일본어나 중국어는 잘하지만 당연히 두 나라는 생각해본 적 없다. 심지어 일본은 점점 미워지고. 가슴 아픈 역사를 뺀다면 지금도 외국에서 귀화했거나 그들의 2세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디서 살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다. 나를 어떻게 만들지. 마트료시카처럼 수많은 내가 있고, 어떤 나를 꺼내어 보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참 와닿았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평화를 사랑하고 공정함, 따뜻함을 지닌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나는 지금처럼 슬프고 막막한 나만 있는 게 아니다. 내 안에는 또 다른 내가 있다. 또 다른 나를 꼭 찾아야겠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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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워도 괜찮아 - 다른 사람 시선 신경쓰지 말아요
오인환 지음 / 마음세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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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련된 척'은 끝났다. 저자는 '촌스러움'에서 시작해 '마음가짐'을 말한다. 열정적으로 뭐든 시도해보고, 때로는 순수하기도 하며, 솔직하고 자유롭다. 부정적인 모습에 물들지 않으려고 뉴스를 보지 않는다거나, sns 사용을 하지 않아 주도권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한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다짜고짜 해외 마트에 전화해 감귤을 해외에 수출하고, 외국 교수들에게 연락해 한글을 가르쳐준다며 친구를 만든다. 이런 행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각 챕터마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쭉 편하게 써내려간 듯한 글이다. ‘촌스러움'에 대한 내용보다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린 부분이 많아 다소 아쉽다.


인생이라는 것이 출발점보다는 도착점이 중요한 것이니까. 어쩌면 도착점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 P23

’삶‘이라고 하는 것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를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삶‘이라고 부르고 무언가를 달성해도 ‘삶‘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색깔이 여러 개이듯 ‘삶‘의 색도 여러 개일 뿐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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