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오늘의 청소년 문학 27
김미승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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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귀화한 아버지와 함께 살던 알렉산드라 세묘노비치 김, 줄여서 쑤라. 1등에게도 '카레이스키'라며 우등상을 주지 않아 우울한 날, 검정 치마를 입은 마트료시카를 아버지가 선물한다. 그리고 곧바로 아버지가 사라진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돕다가 일본군에 발각돼 사할린에 끌려간 것. 쑤라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사할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힘들게 버텨내고 있는 조선인들과 인간 같지 않은 일본인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 쑤라는 '아버지는 조선인으로 태어났어도 지금은 귀화해 러시아 통역관으로 잘 사는데 왜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어렵게 살았을까'를 생각한다. 그러다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디서 살아야할지를 고민한다. 조선인이라기엔 조선에서 살아본 적이 없고, 러시아인이라기에는 머리가 까맣단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일본어나 중국어는 잘하지만 당연히 두 나라는 생각해본 적 없다. 심지어 일본은 점점 미워지고. 가슴 아픈 역사를 뺀다면 지금도 외국에서 귀화했거나 그들의 2세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디서 살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다. 나를 어떻게 만들지. 마트료시카처럼 수많은 내가 있고, 어떤 나를 꺼내어 보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참 와닿았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평화를 사랑하고 공정함, 따뜻함을 지닌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나는 지금처럼 슬프고 막막한 나만 있는 게 아니다. 내 안에는 또 다른 내가 있다. 또 다른 나를 꼭 찾아야겠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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