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반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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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위장약, 당뇨약 등 이제는 너무나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약도 이전에는 아주 큰 한 걸음이었다. 책에는 인류를 바꾸는 큰 공헌을 한 약 11가지에 관련된 전문적인 이야기부터 일화 등이 담겨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피임약 부분. 여행을 위해 종종 먹는데 '부작용'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불안했다. 외국에서는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서 신체상 차이 때문인가 싶었다. 그런데 부작용을 많이 극복했음에도 우리나라에서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한다. 여성 스스로 권리를 위해, 필요해서 먹은 게 아니라 '산아 제한'을 위해 국가가 주도한 부분이어서 인식 자체가 다를 수 있다는 부분에 설득력이 있었다. 많은 약이 초반보다 더 나아졌다.


저자는 약학에서도 발전을 위해서는 의견을 자유로이 논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연공서열에 따른 권력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틀릴 것을 염려하지 않고,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책에는 시저가 대머리 콤플렉스가 있어서 월계관을 썼다거나 탈모약을 자르면서 나오는 가루를 여성이나 아이가 만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낸 적이 있다는 사실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다만 전문적인 부분도 많아서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다. 어렵게 풀어내지는 않았기 때문에 평소 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을 듯.

반박하고 반증할 자유를 통해 검증을 거쳐 살아남는 것이 진리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 P150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생각이 섞여 창조적인 발전이 일어난다 - P151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일에서 창조력이 발휘되면 그것을 기초로 혁신이 일어난다 - P154

좋은 용도로 사용하면 명약이 되지만 나쁜 곳에 사용하면 이보다 악한 약은 없다. 약의 활용은 사람의 마음에 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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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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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평점 1점 혹은 1점, 논란의 수상작. 나는 과연 몇 점을 주고 싶을지 궁금해하며 읽게 됐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요스케는 모교 럭비부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근육 트레이닝도 열심히 한다. 공연에서 만난 열아홉 살 신입생 아카리와 친해지면서 여자친구 마이코와는 헤어진다. 아카리는 점점 성적 자극에 중독이 되고, 요스케와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람들에게, 특히 이성에게 관심을 받는 요스케는 겉으로는 정말 ‘성실하고 멋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를 보면, 요스케는 습관적으로 ‘공무원이 될 사람이니까' 상식적으로 행동한다. ‘내 여자친구니까’ 잘해준다.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서고, 양심이나 도덕보다는 본인 삶을 중시한다. 눈물이 나도 슬플 이유가 없으면 그치는 식이다. 성공한 ceo 중에 소시오패스가 많다고 한다. 어쩌면, 요스케도 그대로 공부하고 지냈다면 성공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주인공의 시점에서 읽는데 주인공이 너무 변태같고 이상해서 1점을 왜 줬는지 너무 이해가 된다. 너무 달라서 파격적이다. 공감하며 볼 수는 없지만 내용이 색다르고 호흡이 빠르다.

사람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는 편이 아름다우니까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그렇다 - P34

고기는 역시 맛있고, 입에 넣으면 기분이 좋다. 껌처럼 간단하게 항상 고기를 씹을 수 있다면 매일이 좀 더 행복해지리라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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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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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미드  '하우스'에서 나오는 닥터 하우스가 늘 하는 말이다. 거짓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세상은 거짓으로 둘러싸여있다. 크고 작고 선한 의도인지 나쁜 의도인지를 떠나서 거짓말은 만연하다.


저자는 가짜 뉴스 이야기부터 거짓 지도, 모두를 속인 사기꾼, 위키디피아에 만연한 거짓 장난, 정치인의 크고 작은 거짓말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기꾼 이야기. 어떻게 저런 사기에 속나 싶은데 모두가 속는 걸 보면 거짓말의 힘은 신기할 따름이다. 실체도 없는 많은 돈을 상속 받을 것이라면서, 없는 은광이 있다면서, 실제 본인 인적사항과 다른 사람으로 직업을 구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낸다. 떄로는 본인 스스로 그 사람이 됐다고 믿기까지 한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달의 이야기라거나 어느 동네의 이야기를 적어서 신문에 내놓으면 속고, 위키피디아에 등재된 거짓은 논문에 실리기까지 한다. 가짜 뉴스는 구전되면서, 실체가 없던 뉴스가 어느새 구체화되어 있다. 나중에는 그 기사를 근거로 어느샌가 진실이 된다. 참 무서운 일이다. 트위터에 거짓이 많다고들 하는데 사실 거짓은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걸 잘 걸러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옳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틀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에 가깝다는 것이다 - P25

거짓말이란 현실에 부합해야 한다는 제약이 없으니 존재할 수 있는 가짓수 자체가 엄청나게 많다 - P29

그런데 그렇게 패러디를 만들어놓으면 진짜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아무리 소수일망정 꼭 있었다 - P93

돈 벌 기회가 있는 곳에는 진실을 왜곡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 P215

우리가 역사에 ‘우긴 사람‘으로 남을지 ‘되게 한사람‘으로 남을지는 해보고 나서 나중에야 알 수 있다 - P218

‘가짜 뉴스‘ 담론의 제일 우려스러운 점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믿는다는 점이 아니라, 진짜 뉴스도 미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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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곳에 자신의 시간을 내준다는 생각이야 좋았죠. 하지만 그건 어쨌거나 상대방이 받을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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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을 낭독하겠습니다 - 현직 판사가 사건을 맡고, 모든 이야기를 경청하고, 판결을 내리기까지
도우람 지음 / 시공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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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전체적인 구조를 한 번 정리해볼 수 있는 책이다. 생각보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명쾌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인 개념을 잡기 좋은 책이라 따로 파일 정리도 했고, 후배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줄 생각(물론 싫어하겠지만)이다.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독일의 참심원 제도였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 실무자 의견을 듣는다는 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경력 판사 제도가 활성화 되었고, 다양한 전공의 법조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기는 하다. 다만 30대부터는 로스쿨에 입학 자체가 어렵고('sky'는 99%가 20대 수준), 법조계에만 있다가 판결을 하게 되는 경우 판사들이 알지 못하는 현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독일 참심원은 직업법관과 동일한 권한을 갖기도 한다고 하니 배워볼 만한 제도가 아닐까 싶다.


합의재판부 내용을 보면 그냥 회사생활과 똑같다. 나름 잘해준다고 한건데 '꼰대질'이 될 수밖에 없는 부장판사의 주말 등산 권유 등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배석판사의 상황이 참 인상 깊었다. 자신의 뜻을 내세우다가 '찍히면' 평가를 좋지 않게 받을 수 있다면, 부장판사의 의중을 알아내는 데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 

설령 피해자가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해도, 피해자의 그러한 요구 역시 존중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피고인에게 합의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것은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 P110

피고인들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는 많았지만, 그렇다고 공소사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P213

판결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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