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밥맛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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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의 전작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도 생각보다 정말 좋아서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 책은 더 마음에 든다.


흔히 농담으로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점심 식사'라고 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잘 먹어야 하지 않겠나. 회사가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밥은 꼭 챙겨먹어야 한다. 저자는 그 중요한 밥과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함께 이야기한다.


그림만 귀여운 줄 알았더니 글도 맛깔나게 쓴다. 특히 음식에 대한 묘사가 아주 인상 깊다. 음식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모든 챕터에 있는 건 아니라 아쉬울 정도다. 보기만 해도 먹고 싶어지는 음식 묘사와 마음에 팍팍 와닿는 회사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밥과 일은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먹어야 일하고, 일해야 먹을 수 있다.


중간중간 만화가 섞여있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니 회사 동료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해서 한 부분씩 찍어서 보내주고 책을 추천했다. 역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아직도 회사에서 책을 내는 걸 모른다는 게 신기하다.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데! 책 보자마자 회사 후배는 서귤 작가 팬이라고.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공감 가면서, 적당히 생각할 거리가 있는 책이라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부담스럽지 않게 누구나 즐길 만한 에세이.

아직 찾아오지 않은 슬픔의 절정이 무서워서 숨을 죽인다 - P53

회사에서 ‘영향력 없는 사람‘이란 ‘일 못하는 사람‘보다 못해서, 이들에게는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평가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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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의 편집 -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는 대화법
김범준 지음 / 홍익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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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말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반응이 올 수 있다. 물론 듣는 사람의 기분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말을 '편집'해서 좀 더 프로페셔널하고 듣기 좋은 느낌을 주기 위한 방법들을 설명하는 책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간결함'의 필요성이다. 일하면서 쓰는 글은 최대한 간결하게 쓰고자 하는데 말은 그렇게 안 된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주절주절 떠들다보면 주접이 된다는데, 일상이 아닌 회사에서는 확실히 주접보다는 간결함이 이미지를 형성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휴대폰을 멀리하라는 조언도 새삼 와닿았다. 휴대폰만 열심히 만지다가 '이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다'는 생각에 한동안 멀리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또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을 땐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휴대폰을 찾는다. 다시 한 번 휴대폰에서 멀어질 시기가 온 듯하다.


누군가가 정해준 마감시간보다 내 마감시간을 당기는 부분도 도움이 될 듯하다. 웬만한 일은 마감보다 최소 1~2일은 먼저 해두려고 한다. 업무 결과는 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빨리 해놔야 완벽해지게 만들 시간이 늘어난다. 예전엔 마감에 맞춰서 하려고 했는데, 허둥지둥대고 스트레스만 받는다. 누가 무슨 일을 시키면 깔끔하게 마감을 확인하고 업무를 해봐야겠다.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하게 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용은 다소 뻔한 부분도 많지만, 나의 문제와 앞으로 내가 취해야 할 태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눈이 가면 클릭하게 되고, 클릭하면 또 그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 속에서 헤매게 되니 그건 나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끌려다니게 될 뿐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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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기가 될 때 - 평범했던 그들을 최고로 만든 단 하나의 습관
허성준 지음, 한진아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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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거둔 많은 사람이 지닌 습관을 그 사람의 일화와 함께 담아낸 책.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물들이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인물로는 벤저민 프랭클린, 애거서 크리스티, 월트 디즈니, 요한 루트비히 폰 노이만, 이브 생 로랑, 스티븐 스필버그, 워렌 버핏, 빌 게이츠, 머라이어 캐리,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등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토리야마 아키라의 ‘고생하지 않고도 성과를 내는 법’이었다. 제목부터 ‘고생하지 않고’라는 말이 들어가서 더 눈이 간 것도 사실이다. 기왕이면 고생 안 하고 성공하고 싶으니까.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드래곤볼에서 ‘정신과 시간의 방’이 배경 그리기 귀찮아서 만들었고, 파괴된 도시가 배경이 된 건 건물 그리기 귀찮아서였다니 충격이었다. 하지만 결과물이 설득력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상 깊다. 나라면 저런 과감한 시도를 생각해낼 수 있을까? 나도 지엽적인 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생각해봐야겠다.


다만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아마존의 창시자 제프 베조스는 고객에게 오는 의견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일에 “?”만 추가해서 담당자에게 전송하고, 몇 시간 내에 문제 해결 로드맵을 받는다고 한다. 참 직원들에게 끔찍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고객 의견을 다 보는 성의는 있고, 덕분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회사에 다니려면 살얼음판 위에 있는 것 같지 않을까?


그냥 뻔한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했는데,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었다. 다양한 이야기덕분에 지루하지도 않았고, “저런 걸 어떻게 해”가 아니라 “오, 해볼 만하겠는데” 싶은 습관이 대부분이어서 더 좋았다. 너무 일반 사람과 동떨어지지 않은 느낌을 줘서. 메모를 하거나 일하다가 산책을 하고, 가계부를 쓰거나 일과 정반대의 취미를 가져보는 것 등. 물론 처음에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생각보다 만들기 쉬울 듯한 습관들이니 자신과 맞는 습관을 하나씩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은 없었다는 것 정도!

주위에 강한 인상을 준다면 같은 능력의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 - P63

조직이나 부하, 가정에 무언가 한 가지 이념을 침투시키고 싶다면 우선 자신이 한계치까지 그 이념을 실천하여 습관화해야만 한다 - P116

천재가 아닌 사람은 역사를 바꿀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인생 정도는 독서로 바꿀 수 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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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 - 일상에 도전하는 철학을 위하여
줄리엔 반 룬 지음, 박종주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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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놀이, 일, 두려움, 경이, 우정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에 대한 저자의 개인사와 그에 대한 '생각하는 여자들'과 저자의 생각을 풀어낸 책. 일상의 문제를 여성 철학자들의 사유를 더해 전달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평소에는 가깝게 느껴져서 생각해본 적 없던 일들에 대해서 아주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두려움'이다. 여성으로 산다는 것 자체로 괴롭힘이나 폭력, 강간을 두려워하는 현실이 떠올랐다. 두려움은 때로는 동기 부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지만, 그것을 원하는 정도로 통제하기란 어렵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용기를 가져야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올까?


사랑과 우정, 놀이와 일, 두려움과 경이. 모두 우리와 뗄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한 번이라도 깊게 사유해볼 시간이 있으면 좋을 듯하다.

그녀의 힘이 너무 세어지면 그녀를 깎아내리기 위한, 놀라울 만큼 꾸준한 일들이 벌어진다 - 조롱, 인신공격, 강제추방의 협공 말이다 - P12

어떤 면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방어막을 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P62

며칠 전 허스트베트는 ‘저는 놀이가 세계를 정돈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었다.

‘정돈하다‘라는 말로, 실험과 놀라움을 통해, 그리고 경계를 밀어붙이고 확장하는 것을 통해, 놀이는 우리에게 세상사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짐작해본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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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빨간 맛 - 발렌시아에서 보낸 꿈결 같은 한 해의 기록
한지은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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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가보고 싶다. 특히 발렌시아. 투리아 정원부터 CAC, 미겔레테를 가보고 싶어졌고, 라 토마티나, 산 페르민 축제에 참여하고 싶어졌다. 심지어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축구 경기를 봐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보고 싶지만 아직 못 가본 나라 중 하나가 스페인이다. 예전에 잠시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빠져든 것같다. 스페인에 대한 건 마드리드, 세비야,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있고, 가우디 투어나 토마토 축제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 정도였는데 이제 그 열망이 더 커졌다. 스페인에 가보고자 하는 열망.


저자는 여러 국가를 여행해봤고, 스페인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쉽게 결정한 게 아니다. 여러 도시를 다니며 관광이 아니라 '살고 싶은 곳'을 찾아 헤매다 발렌시아를 발견했다. 정성스레 마련한 곳에서 저자는 1년을 보냈다. 우리나라가 아닌 어딘가에서 1년을 보낸다는 건 부러우면서도 가능할까 싶다. 다른 나라에서 일해보면서 문과에서 이과, 그것도 의대로 진로를 바꾼 점도 인상 깊었다. 저자의 강한 행동력을 닮고 싶어졌다.


외국에서 살아가며 저자는 많은 인연을 만난다. 가벼운 스킨십과 함께 친근한 태도를 보이는 스페인 사람들의 태도를 좋아하고, 스페인어도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에만 가면 늘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내게 인연을 만드는 게 과연 가능할까?


여자여서 왠지 더 불안함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도 여자를 경계하지 않으니 더 다가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점도 좋았다. 아직 나는 겁이 많아서 외국에서, 아니, 한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무서운데 그 중에는 친절한 사람도 많으니 어느 정도는 마음을 열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에 가봤다면 추억을 되새기고, 아직 가보지 않았으면 스페인에 꼭 한 번이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 특히 사진까지 더해져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

나는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였다. 그래서 누구로부터도 경계당하지 않았다. 경계당하지 않아도 되기에 소통에 더 과감할 수 있었다 - P17

취하는 데에 급급한 소비는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없었다 - P27

진실된 만족이란 이렇듯 환경이나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아끼는 건강한 실천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나는 발렌시아에 온 뒤에야 깨달았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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