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개인의 간격 -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홍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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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노자의 이야기와 저자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반경 ‘1m’를 기준으로 한 행복해지는 방법을 서술한 책이다.

우리에게는 모두 고유한 1m가 있다. 말 그대로 정말 1m라기보다는 날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라고 보면 된다. 그 안에는 행복과 고통이 모두 존재한다.

스피노자는 ‘쉬운 길’이 아니라 본인의 행복을 택했다. 유대인으로 살아와 유대교를 거부하고 렌즈 세공을 하며 살아갔다. 본인의 커뮤니티에서 축출 당하고 온갖 비난에 시달렸다. 미움 받을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스피노자는 행복할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 자신이 살아온 커뮤니티를 버렸지만, 다행히 스피노자와 교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피노자는 행복을 위해 때로는 회피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1m를 행복으로 채웠다.

이 책에서는 행복하지 않은 관계는 끝내고, 불행은 버리라고 말한다. 1m 바깥의 말들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타인의 시선은 내 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니까. 남의 1m에 억지로 끼어들지 않고, 내 1m 반경에 들어오는 부분은 선별해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행복해지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를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알면서도 막상 인정할 수 없었던 점들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당신도 남의 기분을 위해 존재할 필요가 없다
- P38

좋은 직장에 취직한 사람들은 수험 생활을 불행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힘든 학업의 보상이어야 할 직장이 더 불행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 하지만 학교는 돈을 내고 다니고, 직장은 돈을 받고 다닌다. 이 차이를 생각해보면 직장생활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1초면 알게 된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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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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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나쁜 면도 알아야 한다."


내가 몰랐던 사회의 모습, 괜찮아 보이지만 사실 괜찮지 않은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환경과 지역 격차, 교육, 가족, 난민, 장애인, 부동산, 소득불평등 등 우리가 안다고 믿었거나 무관심하던 부분에서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낸다.


흔히 '자연'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 '계층'에 따라 누리는 '자연'이 다르다. 미세먼지를 '더' 만들어내는 사람 따로, '덜' 마시는 사람 따로다. 그 계층은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을 받고 꿈을 꾸기는 힘들다. 소득은 점점 격차가 커진다. 부동산으로 인한 격차도 한 몫 더한다.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 받아도 전개 방식이 옳지 않으니 사상까지 옳지 않다며 폄훼한다. 범죄가 무서워 창문을 닫아놓은 취약계층은 명을 달리한다. 이런 모든 상황을 사회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책에서는 이 모든 상황을 알기 쉽게, 찬반의 논리를 모두 보여주며 설명한다. 사회적 약자가 왜 사회적 약자인지, 왜 많은 사람이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생각하게 한다. 불평등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그런 책이다.

취약 계층에게 벌어지는 일은 안타까운 이슈에 불과하지, 원인을 짚고 구조를 고쳐 재발을 방지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논의되지 않는다 - P25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서는 상식적인 대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131

‘따질 수 있는 용기‘는 단순히 개인의 강한 심장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나처럼 생각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드는 열린 사회라면, 그리고 주위의 지향점과 나의 생각이 같다면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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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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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글쓰기에 대한 단상, 그리고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들과 현재 출판계에 대한 솔직한 의견이 담겼다.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재미있으면서 적당히 세속적이다.


'읽고 쓰는 사람'과 '말하고 듣는 사람'은 다르게 느껴진다. 저자의 말처럼, 글의 매력과 말의 매력은 정말 별개다. 장강명 작가는 쓰는 게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틀림 없다. 정말 잘 읽힌다. 군더더기가 없는 문장으로 만들어진 글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에세이뿐 아니라 소설도 흥미롭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글쓰기'라고 해서 다양한 장르를 잘 쓰기란 힘드니까 말이다. '말하는 장강명'은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어서 노코멘트.


독서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말 나중에는 고전으로 라이트노벨이나 웹소설이 꼽힐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무슨 상을 타고 해도 책이 일단 읽혀야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출판업계가 각종 사은품 등으로 시선을 끄는 게 놀랍지만은 않다. 그 옛날 잡지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걷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처음부터 셀럽을 데려와 책을 내는 것도 시선을 끌기 위한 방법 중 하나고.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책이 모두 괜찮은 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시시한' 책도 꽤 있다. 어떻게 이런 책이 출판사에서 나오나 싶고, 끝까지 읽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지기도 한다. 물론 작가는 어느 정도 노력했을 것이기에 리뷰는 나쁘게 적지 않는다. 나에게는 별로였지만 남에게는 좋을 수도 있다. 그래서 좋은 부분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거짓말은 할 수 없기에 작가가 하는 것처럼 약간의 답을 회피하는 수준의 리뷰에 그치게 된다. 서평을 요청 받은 경우 어쩔 수 없이 리뷰를 써왔기에, 책을 다 읽어보고 리뷰했다는 '책, 이게 뭐라고!?'에서 본인이 시시하다고 생각한 책에 대한 평을 할 때 저자의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블랙 달리아'와 '사랑의 역사'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소크라테스와 대담을 그려낸 부분을 읽으니 좀 찔린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 P54

책은 우리가 진지한 화제로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 P98

아시다시피, 읽고 싶은 책들은 읽은 책보다 언제나 훨씬 더 빠르게 늘어난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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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 하루하루 유연하고 경쾌한 마음으로
호사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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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는 어른'이 이런 모습일까? 아등바등 살아가며 괴로워하고 있는 나에게 괴로움을 덜어주는 듯한 책이었다. 나이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깨달은 점을 소소한 일화와 함께 털어놓는 저자의 모습은 언젠가 내가 직접 깨달을 일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언니로서 이갸기해주는 듯하다.


나만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쩜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의 때가 온다. 조급해할 필요가 없고,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다. 내가 바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급함을 버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운 책이다.


에세이는 처음 시작은 너무 좋지만, 뒤로 갈수록 화력이 부족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냥 끝까지 좋았다. 여행자의 눈으로 내 삶의 소소한 기쁨을 찾으며, 현명하게 살아가야겠다.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 하고 나면 미련 하나 남기지 않고 돌아서는 자세. 그게 나한테 필요했다 - P16

‘배려‘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이 응당 얻어야 할 삶의 경험을 내 선에서 자르고 빼앗는 일은 이제 하지 않는다 - P38

진짜 악인은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남의 노력에 숟가락을 얹고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다43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건 크고 대단한 게 아니다. 고작 0.5cm 작은 운동화처럼 말이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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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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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는 어느 날 한 여자가 선로에서 떨어져 죽는 걸 목격했다. 그 여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를 주워서 전달하려다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아 괴로워서 추도식을 가고, 거기에서 그녀, 어맨다의 친구들 무어 자매를 만난다. 셰이는 화려한 그녀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셰이가 주운 목걸이가 무어 자매의 것이라고 하자 경찰서에 전달했던 목걸이를 찾아 어맨다 어머니 집까지 찾아간다. 그렇게 친해진 그녀들은 셰이를 교묘하게 조종한다. 그리고 어느새 셰이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누가 봐도 성공한 여성 커샌드라와 제인과 친해지기 위해 셰이는 안간힘을 다한다. 약간 찜찜한 점이 있어도 넘겨버린다. 어떻게든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화려한 그들과 함께하면 나도 그들 같을 것 같고, 또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고. 셰이가 이해되지 않는 과한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만큼 애정에 목말라있었다고 생각하면 또 이해가 된다.

모두가 조금씩 뒤틀려있다. 언젠가의 기억들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 기억이 사람을 어디까지 가게 만드는지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모두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소설은 종착역에 와있다.

사람들은 평생 열여섯 명의 살인자를 마주친다고 한다. 과연 나는 몇 명이나 마주쳤을까? 확률은 믿을 만 하다.

나는 오늘 저녁 그들의 겉모습을 흉내 내려 애썼다.
하지만 우리의 깊숙하고 은밀한 부분이 꼭 닮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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