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총리의 남편 ㅣ 이판사판
하라다 마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2월
평점 :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정치계에 42세 여성 총리?
현실에선 너무나 불가능해 보이기까지한 일이기에 소설을 통해서나마 이뤄보려는 작가의 열망의 결과일까?
세계적으로는 이미 뛰어난 여성 지도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 심지어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현직 총리 중 최초로 임기중 출산과 출산휴가로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지만, 심지어 우리나라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결말은 일단 접어두고^^;)했지만, 일본에서는 이 소설이 아직까지 "판타지"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소설에서 판타지로 여겨지던 것들이 하나하나 리얼이 되는 세상이니 "일본최초의 여성총리"가 리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여당인 민권당의 정치거물 하라 구로는 민권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고 야당들을 규합해 연립정권을 수립하고 야당 중에서도 소수야당인 직진당의 당수 소마 린코를 총리로 추대한다. 총리가 된 린코는 기득권세력과 국민의 반발을 무릅쓰고 소비세인상, 탈원전, 여성과 청년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한다.
과연 린코의 정책은 실현될 것인가? 그 정치행보는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하라 구로의 속셈은 어디에 있나? 최초의 여성총리가 아내인 덕에 느닷없이 일본최초의 "총리의 남편"이 된 소마 히요리는, 재벌가의 도련님에 매일 아침 새를 관찰하는 조류학자이고 세상물정 모르고 어수룩한 초식남인 히요리의 "총리의 남편"으로서의 생활은 어떨것인지?
대선을 이제 2주 앞둔 우리 입장에서 소마 린코라는 정치인은 정말 부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뛰어난 두뇌, 전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 굳건한 신념과 국민에 대한 정직함,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는 것만이 최우선이고 어떤 어려움도 뚫고 전진하는 뚝심에, 미모는 덤이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짜 부러웠던건 "총리의 남편"이다. 재벌가의 아들이지만 집안의 이익같은건 염두에 두지 않고 총리인 아내를 믿고 총리가 그 정치적신념을 실현해 나가는데 힘이 되어준, 히요리의 존재가.
만일 그가 소마가나 다른 경제계의 이익을 위해 총리를 움직이려 했다면, 보수적인 아내와 남편이라는 구도에 얽매여 다른 아내처럼 해주기를 요구했다면, 총리라는 배경을 뒷배삼아 권력을 휘둘러보려 했다면 어땠을까.
집안사람들 문제로 시끄러운 우리네 정치현실에서 히요리의 존재가 그래서 부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소설이지만 일본에 진거냐,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