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벨트(Umwelt)란 환경 또는 주변세계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로 생물학자들은 지각된 세계, 생물의 체계적 질서를 감지하는 방식, 처음부터 내장 되어 있으며 판에 박힌 그 방식을 우리에게 부여 하는 것, 즉 우리가 공통적으로 지각하는 세계가 움벨트이며 분류학의 역사는 수 세기에 걸쳐 인간의 움벨트에 맞서 싸워온 역사이다. 움벨트는 그 범위가 좁고 객관성이나 장시간의 진화적 변화가 엄밀함이나 가설 검증과는 거리가 먼 감각적이며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과학과는 상충되는 시각이다.
저자는 움벨트를 찾아보라고 한다. 분류학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가장 투명하게 나타내고 있는 구절이다.
어릴 적 살던 보스턴 외곽의 집 뒷산에서 놀면서 발견한 생명체를 관찰하면서 생명의 세계란 아무렇게나 뒤죽박죽 된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비슷한 것들끼리 무리를 이루는 식으로 구성 되어 있다는 것을, 야생의 세계가 다양한 종류의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각 범주안에 더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는 것을, 그 모든 것들이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몇세기나 되었다는 것은 곧 '자연의 질서'임을 알게 되었다..
인류학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의 사람들은 어디에 살고 있든, 어떤 언어로 말하든, 심지어 어떤 동물과 식물을 분류하든 상관 없이 자기에 주변의 생물들을 서로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심지어 판에 박힌 방식으로 분류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무수히 다양한 민속분류학들은 밑바탕을 보면 모두 한 주제에 대한 변주 들이었다. 그 주제란 별 노력 없이도 알게 되는 바로 그 기본적인 자연의 질서였고 알고보니 그건 어디서나 모든 사람들이 알아보는 자연의 질서였다.
18세기초 카롤루스 린나이우스는 그의 특별히 뛰어난 기억력이나 관찰력이나 집중력이나 설득력을 기반으로 당시 유럽 전역을 관통하여 홍역을 치룬 동식물의 동정에 확실한 체계를 발표하여 표준을 만들게 된다. 이른바 명명법(현재의 학명체계)을 만들어 발표하고 동식물의 학명을 정하여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오늘날 과학적 분류의 아버지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가 발표한『자연의 체계』는 동물학 명명법으로 『식물의 종』은 식물명명법으로 공인되어진 것이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며 다윈이 갈라파고스제도에서 만난 신기한 생물을 보고 『종의 기원』을 출간하고 따개비에 관한연구를 통해 같은 종안에 무수한 변이들이 존재함을 발견하였고이것이 진화로 연결됨을 증명하고 진화란 자연선택에 의한것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분류학은 모든 생명체의 계보에 관한 연구가 되어야 함을 밝힌것이다. 계통수안에 각 생명체의 위치가 정해지기시작한 것이다. 린나이우스의 움벨트 시각이 끝나고 과학의 시각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윈 이후로 유전학의 발전이나 전자현미경의 발명등 과학계의 눈부신 발전을 기반으로 계통에 의한 종의분류와 그 위단계인 속,과,목,강,문,계로 단게를 확장해가면서 생명체의 분류가 짜맞추어지듯이 체계를 갖추게 된다. 마이어에의해 종이란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 되게 되었다. 즉 종이란 개체군들에 속한 개체들이 서로간에 짝짓기와 번식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없을 때 유전자를 교환할 수 없으므로 다른종이라는 것이다.이후 유전학, 분자생물학, 분기학으로까지 이어지는데 분기학자들이 사용하는 생명진화의 계통수에서 각 생물분류군이 자리하는 것을 근거로 판단하는 방법에 따르면 '어류', '얼룩말','나방' 등등의 자리가없어지게 됨을 이야기 하면서 현대과학의 정확성이 생명체 본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는 것에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였고, 과학이라는 미명하에 철저하게 무시되고 단절되었던 '움벨트'의 작동이 원래 존재하는 것을 존재로 인식하는 접근법임을 역설하고 있다.
인접한 자연에 귀기울이고 관심을 가짐으로써 규격화와 체계화와 틀에 맞추는 등의 과학에 의한 존재의 사라짐이라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식물보호기사 시험을 준비 하면서 식물동정을 많이 해 보았다. 식물의 이름을 알고난 후와 이름을 알기전의 차이는 관심이었다. 이름을 알고나서는 그 식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였고 인터넷검색을 통해 식물의 원산지며 생육특성이며 사용가치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생명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경우만이 그 생명체와의 교감이 이루어지게 되며 놀라운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은 일부학자들만의 일로 치부하고 과학이 해결해준다고 무관심해지는 순간 자신으로부터 그 생명체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길 옆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라나는 잡초 중에 놀라운 약효를 가진 약초가 섞여있다는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잊었던 관심, 즉 움벨트를 되살려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