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주씨? 저 김지연이에요 , 안녕하세요! 갑자기 전화해서 좀 당황스럽죠, 결례인지 알지만 내일 시간 괜찮으시면 좀 뵜으면 해서요, 네- 네-- 좋아요 3시에 거기서 뵙죠"
전화를 끊는 지연을 보면서 다시금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 뭘 그리 빤히 봐요? 죄지은거 있어요?"
"아니에요"
"너무 걱정마요 같은 여자니까 알아듣게 이야기하고 내가 마무리 지을게요"
자신있어 하는 지연을 보며 한편으로는 맘이 놓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사람이 다투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저녁에 불을 끄고 침대에 나란히 누웠지만 나는 좀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지훈씨, 왜 그리 뒤척여요? 내일 현주씨 만나는것 때문에 신경쓰여서 그래요?"
"아니에요 , 걍 `````"
"이리와봐요, 잠안오면 이게 최고 수면제니까"
말이 끝나자 마자 그녀는 내입술을 그녀의 입술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며칠전 나처럼 이번에는 그녀가 무섭고 거칠게 나를 몰아 붙이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여 메일을 확인하며 중국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오후3시의 그녀들의 만남이 어떻게 될것인지가 궁금하여 도통 일이 손해 잡히지 않았다.
계속하여 자판을 두드렸지만, 오타가 나고 수정하고 반복하며 일에대한 진도도 나가지 않아 급기야 메일작성도 포기하고 사무실을 나와버렸다.
초조히 시간이 흘러가고 4시가 넘어갔지만 지연에게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계속 줄담배를 피며 하릴없이 거닐고 있을무렵 지연에게 전화가 왔다.
"어디에요 지훈씨?"
"이야기 끝났나요?"
"네"
"어떻게 끝났나요?"
"왜 질문에는 대답도 않아고 어디냐구요?"
"아! 네 그냥 일도 손에 안잡히고 회사 나와서 좀걷고 있었어요"
"그럴줄 알았어요, 음 오랜만에 곱창어때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니 배가 고파요!"
"그래요? 그럼 곱창먹을래요?"
"당근이죠! 오늘 지훈씨 나한테 곱창을 특대로 아주 많이 쏴야 되요, 알겠죠!"
"알았어요, 그럼 거기 초가집에서 만나요"
전화를 끊고 시간을 확인하니 5시가 조금 넘었다.
두시간 가까이 두여자가 무슨이야기를 나눈건지 궁금했지만, 지연의 밝은 목소리를 들으니 결과는 괜찮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비로소 점심도 거르고 있던 위가 쓰리기 시작함을 느꼈다.
곱창집에 도착하여 특대 3인분에 소주한병을 시켜놓고 기다렸지만, 지연은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가 걸려오고 지연인줄 알았는데 현주였다.
잠시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