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들 1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선희 옮김 / 홍익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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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에 이 책을 읽게 된 건 이 책의 유명세 때문이었다. 단순한 재미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무턱대고 펼쳤는데, 좀 더 깊이있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원시시대라는 조금은 낯선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 책이 현대를 사는 우리의 공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사실적인 묘사덕분이었다. 그 시대의 '어머니'라는 존재! 한 여자의 일생으로서가 아닌 종족보존의 의무를 가진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

그런데 우리가 눈물 흘릴 수 있는 이유는 그 때의 그 사람들을 현대의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자신의 희생으로 감당하는 그네들의 모습에서 의무감이 아닌 진정한 모성애의 의미를 우리는 깨닫게 될것이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읽어야 하는 이 책은 아직은 딸인 우리가 언젠가 어머니가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맛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은 어머니가 될 수 없는 남자 분들에게 권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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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향수보다 마음의 향기가 오래간다
이상은 지음 / 비전(학습)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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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워간다. 여기 이 책에 실려있는 것들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들- 사소한 것들이지만 어쩌면 꼭 필요한 것들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정말 제목처럼 겉으로 표현되는 것만이 아니라 내면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향기가 무엇인지 어머니의 목소리를 빌어 말하고 있다. 작은 것이지만,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실천하게 되었고 훗날 나의 딸에게도 이런 이야기들을 해줄 수 있는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어머니가 되고 싶고, 딸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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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그레고리 스톡 지음 / 새터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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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많은 문제들에는 언제나 정답이 따라다닌다. 수없이 많이 보았던 문제집들 뒤에도 정답지는 있기 마련이었다. 답을 알 수 없다면 그 질문은 풀어보나마나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책은 사실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 많은 질문들을 속시원히 풀어줄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위해 책장을 넘기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얼마간의 답답함은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한 문제를 잠깐 빌려오자면, '지금 당신은 어떤 방에 갇혀있다. 당신의 옆방에는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 갇혀있다. 두 방에는 폭탄이 장치되어 있어 한 시간 후에 폭파될것이다. 하지만, 당신 방에 있는 스위치를 누른다면 당신옆방에 있는 한 사람은 살아 날 것이다.물론 당신방은 폭파될 것이다. 당신 옆방 사람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다 스위치를 누르지 않는다면 한 시간후에 둘 다 죽을 것이다. 어떻게 하겠는가?'대충 이런 문제였다.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둘 다 죽느니 희생을 택하는 사람도 잇을 것이고, 모르는 사람의 희생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양심을 끄집어내는 기회이고 나의 욕심을 저울질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의 많은 질문들은 이렇게 솔직한 자신을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에 가치를 두고 사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거나 당황하는 것도 이 책의 저자가 바랬던 일이 틀림없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않다면, 이런 질문들을 만들어 낼 수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살아가면서 예상했던 일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내 자신만을 보더라도 예상하지 못했고 준비하지 못했던 일들이 더 많이 벌어져왔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예측할 수 없는 질문들에 길들여지는 것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나와 나의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해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질문이란 남에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어렵고도 재미있던 이 '질문의 책'이 꽤 신선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우선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순간순간 거짓말하고 피하고 싶은 마음을 버린다면, 이 모험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 사실 겁쟁이였던 나는 피해버린 질문과 내 스스로 다른 가정들을 만들어내서 답해버린 질문들이 더 많다. 이제 조금더 솔직한 마음으로 용감하게 이 모험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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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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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서로 마주하고 알아가며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사랑하기란 거의불가능한거죠. 이 책안에는 여러 사람들의 여러 사랑이야기가 나옵니다. 상투적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이 전혀 식상하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를 펼쳐놓는 작가의 연출력이 탄탄하기 때문이구요, 만화책이라면 당연히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그림이 아주 근사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책의 공감대는 '상처'입니다.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사는 우리가 지나쳐버린, 상처를 안고 사는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실겁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많은 상처들이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지 않는 이유는 그 상처들이 회복될거라는 서로에게 주는 믿음때문이라는걸 이 책을 읽으신 분은 느끼실 겁니다.

아침에 안개가 가득한 길을 걸어보셨다면 아실꺼에요. 그 안개속을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옷깃이 젖어들어간다는걸..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옷깃이 살며시 젖어들어가 어느 순간에 그 차가운 물기를 느껴버리는 그런 책이요. 어쩌면 마음까지 젖어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울지는 마세요. 이 책은 당신을 울리려는게 아니라 당신의 그 마음을 위로하려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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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헤세전집 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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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감기에 걸린다. 감기처럼 젊은 시절도 열병처럼 왔다간다. 헤세의 이야기들은 젊은 시절을 아프지만 진지하게 보낸 작가의깊은 삶의 흔적들을 더듬어 살펴 볼 수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도 그렇다. 이 책은 사람이 사람에게 거는 기대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풀려질 수 있는지 경고한다. 한스라는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대신 우등생이라는 명찰을 달고 살아간다.처음에 그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므로.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자유를 느끼면서 그제서야 자신을 짓누르던 수레바퀴를 발견해내는 그의 모습은 우리는 지금 어디까지 왔느냐고 되묻는다. 나는..?그리고 당신은..?

세상이 옳다고 말하는 많은 것들은 사실 옳다. 세상은 우리에게 그것들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역시 틀리지 않다. 그렇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다.세상을 판단하는것은 결국 내가 해야할 일이란 것이다. 무거운 짐까지도 나의 몫이다. 내가 끌고 가야 할 수레의 정당한 몫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그 밑으로 억지로 밀어넣었을 때, 과감히 벗고 나오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그 용기가 없다면 누릴 자유도 없다. 한스를 안타까워하면서 우리는 그것을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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