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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서로 마주하고 알아가며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사랑하기란 거의불가능한거죠. 이 책안에는 여러 사람들의 여러 사랑이야기가 나옵니다. 상투적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이 전혀 식상하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를 펼쳐놓는 작가의 연출력이 탄탄하기 때문이구요, 만화책이라면 당연히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그림이 아주 근사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책의 공감대는 '상처'입니다.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사는 우리가 지나쳐버린, 상처를 안고 사는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실겁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많은 상처들이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지 않는 이유는 그 상처들이 회복될거라는 서로에게 주는 믿음때문이라는걸 이 책을 읽으신 분은 느끼실 겁니다.
아침에 안개가 가득한 길을 걸어보셨다면 아실꺼에요. 그 안개속을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옷깃이 젖어들어간다는걸..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옷깃이 살며시 젖어들어가 어느 순간에 그 차가운 물기를 느껴버리는 그런 책이요. 어쩌면 마음까지 젖어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울지는 마세요. 이 책은 당신을 울리려는게 아니라 당신의 그 마음을 위로하려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