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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시티 1
강경옥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3년 12월
평점 :
품절
개성있는 그림체와 섬세한 심리묘사. 그리고 언제나 그 만화속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이것이 내가 강경옥님의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인간의 모습은 너무나 많다. 착한 사람, 나쁜 사람만 존재하는 시대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신이 아니니까.간단한 대답이지만 진실일 수 밖에 없는 말. <노말시티>에는 뭐든지 참고 견디고 모든 악에 대해서 선한 마음하나로 이겨내는 사람은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이 악의 기질을 버리지 않는 악인도 없다. 다만, 불완전한 인간이 있을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 마르스는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불완전한'몸과 흔들리는 마음으로 방황해야 했던 마르스는 '괴력을 가진 초능력자'가 아니라 읽는 내내 '안쓰러운 생각을 버릴 수 없는 소녀'였을뿐이었다. 마르스뿐만이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 슬픔하나를 운명처럼 안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런 슬픔들때문에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불완전함을 극복하고자 거스르지 말았어야하는 것에 손을 대는 트롤박사에게도 나는 역시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트롤박사는 최대의 '악인'으로 부곽대지만, 결국은 그도 나약한 인간일뿐이라는데서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은 말한다. 인간이 가진 스스로의 부족한 어떤 부분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쁘다고 선을 그어놓는 편견이 정말로 나쁜 것이라고 말이다.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과학기술이 인간의 정체성을 흔들리게 할 수 도 있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오만함과 편견으로 저울질 할때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또한 경고한다. 나는 이 책에서처럼 믿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그 소중함이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소중함을 내세워 오만해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