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
김연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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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심한데 만화책이나 볼까?? '성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재미는 없겠지만 시간이나 때우지 뭐..단편인가보지? 그림은, 나쁘지 않네..라면서 집어든 이 책!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날보고는 화들짝 놀라버렸다. 그렇다! 이 책은 재미있었다..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이 등장해서는 차분하고 유쾌하지만 재치있고 따뜻한 일들을 만들어가는 이 단편집은 매력적이었다.(이 작품 이후로, 김연주 작가의 모든 작품을 다 섭렵했으며 그녀의 팬이되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 모든 작품들 중 이 단편집과 또 다른 단편이었던 '별'이라는 작품을 적극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순정에서 하나의 소재로 쓰이기에는 자극적인 소재인 '살인사건'을 세련되게 다루면서, 두 주인공의 희미한 '러브 모드'에 가슴뛰게 만들며, 밝힐수는 없으나 결말의 짜릿함까지!! 일본만화에서 보여주는 귀여움과는 다른(일본 만화에서 보여주는 가식적인 귀여움들에 질려버릴데로 질려버렸단 말이다!) 귀여움으로 눈을 사로잡는 이 작품은 20대인 나에게도 상큼하다. 성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 말고도 나머지 단편들도 참 근사하다. 김연주 작가의 작품은 기분 좋은 빗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따뜻한 방안에서 누워있으면서 한가로움을 한껏 즐기고 있을 때 창문너머로 들리는 빗소리가 굉장히 시원한..그런 느낌? 편안하지만 들뜨게 만드는 그런 재주를 가졌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설명하면 내 기분이 잘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만화는 재미있었고 내 기억에 계속 계속 남아있을것 같다는게 결론이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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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퍼플 Real Purple 3 - 완결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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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만화의 조건에는 뭐가 있을까? 괜찮은 이야기 소재, 눈을 끄는 주인공들, 적절한 그림, 탄탄한 짜임새..그리고, 마음을 끄는 흡입력. 처음 만화를 고를 때는 '예쁜 그림'만을 찾게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만화에 기대하는 것이 많지 않고, 또 스토리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때문에 척 봐서 이쁜 그림을 고르게 된다. 가능하다면, 주위에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취향에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대충 '권해주는' 만화를 보다보면 좋은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 이것저것 많이 읽으며 무수한 시행 착오끝에 좋은 만화를 발견해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이 만화는 시행 착오끝에 발견한 좋은 만화다. 내가 이 작품을 읽을 때만해도 작가가 신인이었고(물론 지금은 '궁'이라는 작품으로 대단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말이다^^) 알려지지 않은 편해 속했었다. 어쩌다 읽게 된 이 만화는 '오~'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대충대충 그려낸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게 정말 신인의 솜씨인가 싶을만큼 노련한 그림과 내용은 한가닥 기쁨이 되었고~ '사랑'이라는 영원한 주제(이 세상에 종말이 와도 이 주제가 식상해 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를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는 멋지고 짠해졌다.

본편도 좋았지만, 난 특히 권권마다 실린 단편이 무척 좋았다. 자폐아를 둔 미혼모의 나레이션이 기억난다. 주인공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데, 뒤에 실린 단편의 한 나레이션 부분이 똑똑히 기억에 난다. '..가슴이 먹먹해졌지.'라는 주인공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같은 또렷함. 그리고 동시에 아득해지는 느낌. 이런 느낌을 만화로 그려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그런데, 이런 느낌이 고대로 담아낸 작가.

어쩌면 내용이 식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공허한 느낌이 혹은 메마른 느낌이 싫다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만화를 시작한 사람들이 부탁한다면, 난 내가 권해주고 싶은 작품 중에 하나로 꼽을 것이다. 날 한 순간, 사로잡았던 것만은 분명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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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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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아주, 술술 읽힌다. 그의 이야기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꽤나, 기가 막히다. 여기서 말하는 '그'란 베르나르다.

이 책은 그의 신간(이젠 신간이란 말을 할 시점이 아니지만 말이다)이고 아직도 베스트 셀러이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 그의 이야기들 중에 우리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들이 한 번꼬여서 들어있다는 것이나, 그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대목들이 보인다는 사실을 뒤로 젖혀두자. 물론, 이 같은 공헌 역시 문학의 길을 가는 사람으로서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나는, 세상에는 질서라는게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 질서가 이 사회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고 믿고 있는 고리타분한 사람이다. 때문에 세상에서 요구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이런 내 자신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기발한' '괴상한'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과감하게 모든 걸 부셔버리고, '상상'만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들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내 욕구를 충족해준다. 내 신앙관과 맞지 않다고 해도, '세계를 다스리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어린 신들'의 이야기는 '거, 참 신이 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감히, 인간이 자기를 다스리는 신에 대해서 이런 불손한 감정을 품다니!!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이런 점이 좋다.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왼손, 그리고 왼손에 굴복해서 결국에는 왼손과 타협해야만 하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는 아무 말없이 내가 시키는 대로 이렇게 타자를 치고 있는 내 왼손을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만 잠시 '상식'과 거리를 둔 채 이 세계에 빠져 본다면 책이 하나의 세상이고,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여행과도 같다는 뻔한 진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발하면서 동시에 깜찍하고, 말도 안되지만 수긍이 되며, 파괴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그의 이야기를 동시에 18편이나 즐길 수 있다니..단편집의 장점. 즉, 한 권의 책으로 여러 편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은 이 이야기들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베르나르가 '뇌'의 출간을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기회가 닿아서 그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었고, 그가 참 배려가 많고 따뜻하게 웃을 줄 안다는 사실을 보고 굉장히 기분 좋았었다. 그도 보통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세계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상상한다. 그래서 그 세계를 넘어서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제, 책장을 펴자. 편안하게. 편견과 관습을 잠시 벗어둔채로 책을 즐기는 마음하나만으로. 그렇다면 당신도 나처럼 그에게 빠져버릴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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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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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학교에 가는 나는 하루에도 여러 명의 구걸하는 사람들을 본다. 경쟁력이 10위 안팎이라는 한국, 정보 선진국이라는 한국, 경제위기에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세계의 중상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 하지만, 밥을 굶고 빚에 쪼들리고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막바지 수단까지 택하는 사람들의 비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들리지 않는 날이 있었던가?

문든 문득, 어린 아이 청년 아저씨 아기업은 아줌마 할머니와 장애인. 이런 다양한 모습으로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난이라는 사회적인 문제 앞에 한 번도 심각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모든 삶을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맨발로 뛰는 많은 분들이 있다. 구하는 손들에 도움을 안겨주며 자신의 희생에 대해서 아무런 댓가없이 행동하는 분들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필요하다. 그리고, 누구나 조금씩은 가난에 책임을 져야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이 책이 바로 그 방법을 이야기 한다. 너무나 유명해져 버린 '그라민 은행'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고 그 사람의 절대빈곤을 타계해 주며, 이익을 내는 은행.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은 기업의 해외 지부 확장이나, 듣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어마어마한 돈을 대출해주는 것이 아닌 한 가정의 '먹고 살 방책'을 위한 은행일을 보며 이 은행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 졌다.

말하자면,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무능력하고 도움이나 필요한 어쩔수 없이 살고 있는 귀찮은 존재'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허락하고 누구나 가난을 벗어날 수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도 한 명의 '경제인구'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이 은행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난 이 점을 높이 산다. 앞날의 기회를 주기 위해 현재의 기회를 대출해주는 개념. 이거야 말로 현재 우리 나라 은행들이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닐까? 아니 은행뿐 아니라 가난에 대해서 혐오와 연민만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닐까?

어쨌든, 이 책에는 이 방법이 성공하기까지의 실패와 발전과정, 직접 발로 뛰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모습,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특히, 한 가정의 경제적 주도권을 남자가 아닌 여자에게 옮겨줌으로써 경제적인 평등적 개념을 제시했다는 데서도 굉장한 일이라고 보여진다 -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는 평등 문제와 직결되니까, 게다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곳들은 모두 이슬람이라는 문화권이 아니었던가? 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그 많은 모습들 앞에, 단지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의 메세지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의 메세지가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리라. 게다라, 이런 방법들이 은행에도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경제적인 방법에서도 매우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방법들은 이윤 추구에 목적을 두어야 하는 은행들이 귀담아 듣는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유누스 총재의 생각과 시도에 놀라웠을 것이고 이렇게 적은 돈이 한 사람을, 그리고 그 가족을 구할 수 있다는데에 놀랐을 것이고..또한 그 방법이 사회 전반의 경제를 살린다는데 놀랐을 것이다.

생각해 본다. 지금 저기 앉아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한끼의 밥말고 사회의 경제적 인구로 인정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 이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든 이 책이 참, 감사하다.

독창적이며 효율적이며, 때로는 따뜻한 이 책을 읽고 점점 추워지는 지금, 마음도 얼어붙어가는 경제 위기 앞에서 다시금 스스로를 추스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나처럼 조금은 새로운 시도를 꿈꾸며 흥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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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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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죽을 때, 자신의 뇌를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했단다. 그도 그럴것이 그가 남긴 업적이 실로 어마어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에 그의 뇌는 누군가에게 의해서 분석됐다.

아이슈타인, 그는 과학자였다. 그의 뇌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능력의 일순위 중에 하나이다. 여기 이 책에는 아이슈타인이라는 한 사람의 이름이되, 인류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그의 업적 하나를 다루고 있다. E=mc2라는 모두에게 친숙하지만, 낯설은 의미. 그 공식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씌여진 책이다.

우선 밝히자면, 내 전공은 물리나 수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상경쪽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 하지만 단연컨대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작가의 말처럼 오로지 이 공식 하나에만 중점적으로 과학사의 일부분을 정리하고 있는 이 책은 흥미진진하기 까지 하다.

에너지, 빛, 속도 등의 흔한 개념들이 하나의 정의로 탄생하기 까지 끊임없는 노고를 보여준, 외울 수 없는 이름을 가진 과학자들에게 우선 감사를 표한다. 단순히 시험보기전 외워야 하는 것들이 어느 순간 지식으로 상식으로 발견으로 와닿는 순간의 짜릿함! 어느 순간 으쓱해지는 기분이 드는 '안다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꽤나 괜찮은 경험이다.

게다가, 과학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엿보는 것도 재미있다. 과학자들끼리의 어이없는 경쟁, 잘못된 국수주의, 순수하게 과학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아간 많은 사람들. 어쩐지 감동이나 낭만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그들의 삶을 읽어보는 것은 인류의 한 사람으로 고개를 숙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이 책이 얼마나 과학서적으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이 책은 과학서적으로는 손꼽을 만한 책이었음을 고백하고 싶다. 공식하나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연구의 이어짐, 공식 하나에 숨겨진 문명의 생성과 파괴의 아이러니 이런 것들은 과학이라는 낯설지만 매력있는 장르로 날 인도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공식에 대한 책임을 지는 법. 그거야 말로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만든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 공식, 과학 아래서 살고 있는 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워서는 안된다는 조금은 도덕적인 발상. 이것 역시 스스로를 뻐기고 싶게 만드는 경험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물리나 양자역학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싶게 만들었다는 유혹이 있었음을 꼭 알리고 싶다.

한 번쯤은 이 우주와, 이 세계와 나를 아주 긴밀하게 연결시켜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인간이 가진 많은 특권 중에 하나아닐까? 그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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