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 김재혁 옮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 그림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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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Tatjana Hauptmann씨의 그림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짗궂고 괴기스럽다.  

독일 사람이 몇년에 걸쳐서 모은 세계의 민담과 동화를 한 권에 모았다고 한다.
내가 갖고 싶어하게 생겨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책.

산 이후로 매일밤 자기 전에 재미있게 읽었다.
닳도록 읽었던 <신데렐라>부터 처음 보는 <큰 발의 키일리>까지.

어렸을 때 읽었던 편집된 동화와 달리, 원전을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다.
동화를 어렸을 때 읽으면 대개 줄거리만 기억에 남지만,
샤를 페로의 <엄지동자>만 보아도
"모든 것을 예견하여 말할 줄 아는 여자들은 좋지만
이미 모든 것을 예전에 다 말하지 않았느냐며 우겨대는 여자들은 나쁘다"
는 것과 같은 저자의 덧붙임이 모두 들어있어 읽기에 더 맛있다.

그림이 흑백이라서 조금 아쉬운데 나중에 애기 낳으면 다 색칠 시켜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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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에버그린북스 12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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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랜만에 독일 소설을 읽었다. 여덟가지 회상을 자기 전 15분씩 읽었더니 금새 다 읽는다. 
 
지금은 진부해 보이지만, 한 때는 획기적인 아름다움이었을 많은 것이 19세기 이 소설에서 시작되었나보다.  예를 들면, 결국 죽고 마는 심장병 걸린 청순한 여자와의 사랑
또 예를 들면, 이런 대사들이 있겠다.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나요?"
"왜라니요? 마리아! 어린애한테 왜 태어났냐고 물어보십시오.
꽃한테 왜 피었느냐고,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

또한, 소설 전체가 사랑에 관한 아포리즘의 결정체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정말 신경썼구나 싶고, 학자 출신의 작가가 평생 소설 하나만 썼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아마 다음 소설을 쓸 때 써먹을 말이 없었을지도. ^^

Deutsche Liebe라는 제목을 '독일인의 사랑'이 아닌 '고지식한 사랑'으로 번역해야 더 맞을지 모른다는 역자의 말처럼. 아파 죽겠어도 신학에 관해서 토론하며 연애하는 젊은 남녀의 모습, 아무런 의심도 주저함도 없는 사랑의 양상이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어서 눈물겹고 이런 사랑은 없을거야 싶어서 웃음이 난다. 아줌마가 된 지금은 이런 낭만적인 사랑도 부럽지만 그래도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사는게 더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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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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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음은 이 책이 나올 당시 읽고 썼던 일기이다.    


신문 리뷰에 이끌려서 바로 책을 사버리기는 오랜만이었다. 만약에 이렇게 얇은 책인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거다.  79쪽에 7500원이라니...(알라딘에서 6750원에 샀지만! 그래도!!)
한쪽에 100원 가까이? 얼마나 대단한 내용인가 보자...
그동안 믿었던 '문학동네'가 괘씸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으 아무튼 '아침형 인간을 위한 4시간 숙면법' 이후 최고로 화가 났다~
앞으로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살 때는 쪽수 꼭 확인!

이런 불만 탓이었는지 책의 내용도 아주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다.  한국일보의 서평이 굉장히 잘 되어있었구나... 마치 예고편이 제일 좋은 영화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보다는 최윤필 기자의 서평을 추천하고 싶다.)

나도 꽤 편집증적이고 궁금한게 있으면 끝까지 찾는 성격이라 공감이 가면서도 이런 내용을 꼭 책으로 썼고 프랑스에서 여기까지 건너왔다는 것이.. 

코스모폴리탄에 연재되었다면 "이 글 정말 좋다"고 했을거 같다. 우리나라로 건너오는 양식이 좀 잘못 되었다.  아니 에르노...글을 굉장히 잘 쓰는 여자라는 느낌은 든다. 이 여자는 자기의 경험만 쓴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 같은데, 난 이런 여자작가들의 글이 싫다. 소설을 써도 일기같고, 수필을 써도 일기같고, 희곡을 써도 일기같은...  

내면의 울림을 써내려간다고 하길래 기대했건만...
 

알라딘에서 400만원 정도 구입했다는 것을 알고서는 쭉 훑어보면서 그래도 후회하는 것은 거의 없는데 이건 후회가 되서 뒤늦은 리뷰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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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6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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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 보면 10년 전쯤 체홉 단편선을 읽긴했다. 그때는 아무 것도 몰랐나보다. 이런 말을 할 때 늘 드는 생각..."지금이라고 뭘 알겠느냐만은"


다시(?) 읽어보니 체홉이 왜 대단한 지 알 것 같다. 이제까지 단편 소설이 인생의 한 단면만 잘라서 보여준다는 느낌이었는데, 훨씬 입체적이라고 해야하나. 이런게 단편이구나...싶다. 뭔가 새로운 장르를 만난 느낌. 특히 표제작인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나 '농담'은 詩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함축적이라서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이사람, 체홉...의대 학비를 벌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니 정말 부럽다. '의사라서 날카로운 메스와 같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체홉은 의대를 다녀서 자기 소설 쓰는데 별로 이득을 본 것 같지는 않다. ^^; 의대를 다녀본 사람은 안다. 인간을 성장시키되 감성을 뺏어가는 그 지독함. 나의 핑계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정말이다!  

그리고 책 모양도 너무 마음에 든다. 페이퍼백 느낌을 살린 종이와 약간 빽빽한 듯한 글자 간격. 그리고 낙서한 소포 봉투를 연상케하는 표지. 이런 모양으로 여러 단편집 시리즈가 나온다면 다 사 모으고 싶을 정도이다. 프롤레타리아스러운 디자인이 진짜 마음에 든다. 

 
   
  "당신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읽고나니
다른 사람의 작품은 모두 펜이 아닌 막대기로 쓴 것 같습니다."
- 막심 고리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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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최선 옮김 / 민음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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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듯이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유명한 시를 통해 그를 알게 되었고, 예전에 운문 드라마 <석상 방문객>을 재밌게 읽은 탓에 소설가 푸슈킨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뭐 나중에 알고보니 소설도 많이 썼더군.
 <스페이드 여왕>에 대한 의학 보고서를 쓰라는 이병훈 선생님의 명령에 의해 읽게 되었지만, 막상 더 재미있는 것은 <벨킨 이야기> 묶음이었다.
 다른 러시아 문학에 비해 훨씬 낭만적이고 정열이 깃든 이야기들에 기분이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워서 그런가. 특히 <눈보라> <귀족 아가씨-농사꾼 처녀>는 읽는 내내 흐뭇한 동화 같은 이야기. 다른 이야기들도 '어느 정도' 해피 엔딩인 것 같다.
 
소설 중간마다 다른 곳에서 따온 말을 '문득' 집어 넣은 것도 신기한 형식이었다. 물론 예전에 다른 곳에서도 많이 봤지만, 푸슈킨이 인용의 무기를 가장 잘 다룬다는 느낌.
 
전통 있는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아내와 염문을 일으킨 남자에게 결투를 신청해 38세에 죽은시인 푸슈킨.
 
 물론 그 결투에는 음모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의 죽음은 불꽃이 송이 송이 피어있는 그의 작품과 너무도 어울린다. 말하자면, 프랑스 작가가 아닌 러시아 작가도 이렇게 죽을 수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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