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여행하라 - 공정여행 가이드북
이매진피스.임영신.이혜영 지음 / 소나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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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갔다가 이 책을 들고온 건 여행책이고, 잡지 '페이퍼'같은 편집이 이뻤기 때문이다.
<희망을 여행하라>라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제목이야 그렇다쳐도
부제인 <공정여행가이드북>이라는 제목이 의아하다.  
내가 이해한 공정여행(Fair traval)은... 현지인을 존중하는 친환경적인 여행이다.
후진국을 관광하면서 내가 소비하는 것이 현지인 여럿을 먹여살릴 것이라 뿌듯해했던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내용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이런 생각까지 못한게 부끄러웠다.

아름다운 리조트에 의해 망가지는 맹그로브숲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몰디브 인 (하지만 물가는 비싸졌다.)
50kg의 짐을 지고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네팔의 포터
...현대의 거대산업구조로 인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삶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악의도 아닌 단지 무신경함이 타인의 삶을 망칠수 있다는게 놀랍다. 

이들의 삶과 함께 이 책의 곳곳에는 공정여행을 위한 가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 앞으로 꼭 지키고자 다짐하고 지키기 손쉬운 것은
가이드 있는 패키지 여행 가지 않기 (전에도 그러지는 않았지만)
동물과 식물 보호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현지 인력을 이용할 경우 그 댓가가 제대로 지불하는지 확인하기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이용하기 (이건 내가 잘하는거ㅋㅋ)
쇼핑할 때 되도록 현지 시장 이용하기  
여행금액의 1%를 현지를 위해 기부하기 (200만원 써봤자 2만원)
현지의 종교 존중하기 
 

아무튼 관광의 태도에 따라서 현지인에게 "볼거리를 내놔봐" 하게 되는
폭력적인 시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여행을 통해 뭘 배우고 싶다...와 같은 개인적인 주제에 국한되었던 tourism에 대해
현지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소중한 책이다. 

정성들여 만들어진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쓰레기 여행책들이 훨씬 더 잘 팔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 

그리고 이렇게 현지친화적인 여행을 계획하려면, 영어는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 한다.
조금 속더라도 조금 손해보더라도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역시
현지 교통을 이용하고 조금 더 참고 진짜 그 나라를 즐겨야 겠다는...
자칫 할 수 있는 '이제 20대도 아닌데 편하게 여행해야지' 하는 생각에 경종을 울린 책. 

   
  공정한 여행자가 되는 10가지 방법

1. 지구를 돌보는 여행: 1회용품 쓰지않기, 물 낭비하지 않기

2.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직원의 근로조건 지키는 숙소, 여행사 선택

3. 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

4.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음식점,가이드,교통시설 이용

5.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과도한 쇼핑 안하기, 지나치게 깎지 않기, 공정무역 제품

6. 친구가 되는 여행: 현지 인사말 배우기, 작은 선물 준비

7.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생활방식,예의,종교 존중

8. 상대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는 여행: 사진찍을때 허락 구하기, 약속 지키기

9. 기부하는 여행: 적선이 아닌 나눔

10. 행동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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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고향 하와이 - 박선엽 교수의 하와이 견문록
박선엽 지음 / 푸른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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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 학회를 가기 위해 초록 정리 중, 의욕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이런 책이 필요할 때가 있다. 데이타를 정리하다가 힘들면 이 책을 본다 -> 하와이에 가고픈 마음을 불태운다 -> 다시 일한다.이러기를 반복하면서 아무튼 나에게 도움을 많이 주었다.

그럼 왜 다른 책이 아니라 이걸 선택했느냐? 하와이대학에 있는 한국인 교수님이 쓴 책이라서,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하와이라는 섬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여행 정보 책을 기대하고 산다면 실망할 듯.  

재미있게는 읽었고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는 (새로운 땅을 알고 배우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겠지만, 책이 좀 산만한 것 같기도 하다. 첫째로 차라리 더 전문적인 책으로 가서... 하와이에 가서 즐기는데 도움이 될 지리학적인 측면의 지식을 더 많이 알려주는 것이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마우나케아의 고도별 기후에 대한 부분과 천문대 관련한 부분은 너무 재미있었고 궁금했지만 관련된 식물의 특성은 너무 자세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얘기를 길게 썼으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재미 없어 했을지도 모른다. 왜? 나는 북방 침엽수림이니까. 참고: 독서취향 테스트 http://book.idsolution.co.kr/test/ 할레아칼라 일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도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책이 전체적으로 학문적 수준 높은데서 단순 여행 정보까지 왔다 갔다 한다. 

아무튼 갑자기 뜬금없는 한국식당 소개 같은거 빼고 대신에 카우아이섬에서도 좀 소개해주시고 사진의 질도 좀 좋다면 훨씬 훌륭할 것 같다. (해상도 떨어지는게 느껴지는 사진들이 좀 실망스럽다.) 그래도 내용이 알차고 특이한 책. 쇼핑명소가 아니라 그 나라 자연의 특징을 잘 소개해준 이런 책이 많아지면 좋겠다. 마지막 부분의 사이트 소개도 나름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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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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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서태지 컴백을 기다리듯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동시대 작가는 두 명이 있는데, 그래도 알랭 드 보통은 테드창보다는 훨씬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도대체 테드창은 언제?). 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예전처럼 날카롭고 재미있는 연애소설을 쓰지 않는 바람에 은연중 실망스러웠던 건지 꽂아만 두었다. 그러다가 의학정보실과 했던 독후감 쓰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갑자기 읽어버렸다. 조금이라도 정신과와 관련되어 보이는 책을 소개하면 안될 것 같아서. 그 사이 또 새로운 책이 나왔으니 팬으로서 괜히 보통씨에게 미안해진다. 

1장을 읽으면 흥. 이제 그만 좀 우아해지시죠. 라고 말하고 싶다.
(첫 장이 지루하다는 것은 이 책의 치명적인 흠이다. 책 쓰려는 의도만 설명한다. 나도 덮었었다.)
3장을 읽으면 "어 이거 재미나네?" 하게 되고
4장을 읽으면 내 생활에 비교해서 생각하게 된다.
6장을 읽으면 1장과 달리 역시 우아하면서도 날카로운게 알랭 드 보통의 매력이지 끄덕이게 되고

7장을 읽으면 2장과 비슷해 살짝 지루하다가
9장을 읽으면 내 소명에 대해서 다시 반성하게 되고
10장을 읽으면 주위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누가 이 책의 내용을 얘기해달라면 난감할 것 같다.ㅋㅋ 
그래서 난, 전달하려고 하면 입이 다물어지는, 제대로 전할 수 없는 마력의 문장들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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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 김재혁 옮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 그림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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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jana Hauptmann씨의 그림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짗궂고 괴기스럽다.  

독일 사람이 몇년에 걸쳐서 모은 세계의 민담과 동화를 한 권에 모았다고 한다.
내가 갖고 싶어하게 생겨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책.

산 이후로 매일밤 자기 전에 재미있게 읽었다.
닳도록 읽었던 <신데렐라>부터 처음 보는 <큰 발의 키일리>까지.

어렸을 때 읽었던 편집된 동화와 달리, 원전을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다.
동화를 어렸을 때 읽으면 대개 줄거리만 기억에 남지만,
샤를 페로의 <엄지동자>만 보아도
"모든 것을 예견하여 말할 줄 아는 여자들은 좋지만
이미 모든 것을 예전에 다 말하지 않았느냐며 우겨대는 여자들은 나쁘다"
는 것과 같은 저자의 덧붙임이 모두 들어있어 읽기에 더 맛있다.

그림이 흑백이라서 조금 아쉬운데 나중에 애기 낳으면 다 색칠 시켜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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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에버그린북스 12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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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독일 소설을 읽었다. 여덟가지 회상을 자기 전 15분씩 읽었더니 금새 다 읽는다. 
 
지금은 진부해 보이지만, 한 때는 획기적인 아름다움이었을 많은 것이 19세기 이 소설에서 시작되었나보다.  예를 들면, 결국 죽고 마는 심장병 걸린 청순한 여자와의 사랑
또 예를 들면, 이런 대사들이 있겠다.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나요?"
"왜라니요? 마리아! 어린애한테 왜 태어났냐고 물어보십시오.
꽃한테 왜 피었느냐고,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

또한, 소설 전체가 사랑에 관한 아포리즘의 결정체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정말 신경썼구나 싶고, 학자 출신의 작가가 평생 소설 하나만 썼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아마 다음 소설을 쓸 때 써먹을 말이 없었을지도. ^^

Deutsche Liebe라는 제목을 '독일인의 사랑'이 아닌 '고지식한 사랑'으로 번역해야 더 맞을지 모른다는 역자의 말처럼. 아파 죽겠어도 신학에 관해서 토론하며 연애하는 젊은 남녀의 모습, 아무런 의심도 주저함도 없는 사랑의 양상이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어서 눈물겹고 이런 사랑은 없을거야 싶어서 웃음이 난다. 아줌마가 된 지금은 이런 낭만적인 사랑도 부럽지만 그래도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사는게 더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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