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카페 산책 -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의 멋스러운 풍경
이광주 지음 / 열대림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오늘, 비오는 토요일, 신촌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인 '미네르바'에 갔다. 마침! 비가오고, 마침! 무반주 첼로곡을 틀어주고, 사람과 커피와 첼로와 빗소리가 있으니 누구보다도 행복했고, 그곳이 내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한번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젊고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 썼을 줄 알았는데, 지긋한 서양사학 교수님이 쓰신 책이다. 같은 '카페 플로르'에 대해서 '스노우캣의 파리 여행기'와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물론 그 카페가 좋다는 의견은 일치한다.

주관적인 느낌보다는 카페의 역사와 그곳을 거쳐간 예술가들의 일화가 다소 산만하지만 그대신 지루하지 않게 펼쳐진다. 책값이 아깝지 않은 대신 가볍게 읽어야지 했다면 조금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뭐 그래도 빠르게 술술 읽힌다.

책을 읽는 내내 커피냄새랑 맛이 진하게 떠오르는데, 잡힐듯 말듯한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참고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아울러 5년 전 갔던 유럽의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나와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 살았던 커피광들과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행복한 느낌. 물론 이 책이 좋은 탓도 있겠지만, 유럽과 카페라는 저 제목만으로 설레임을 느끼는, 그 느낌의 확대.

완전한 만족감을 주지는 않았어도, 읽으면서 즐거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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