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라이터 - 100만 명을 감동시키는 책쓰기
명로진 지음 / 해피니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의 나에게는 글 쓰는 것만큼 재미있는게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백일장에 나가도 친구들이 상 받는 것만 지켜봐야만 했다. 어느날 문득 깨닫는게 있었다. 나 혼자 즐거우려고 글을 써서는 안되겠구나,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야겠구나. 왜냐하면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니까. 지금도 나는 언젠가 책을 내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읽어내려갔고 무척 재미있게 두 번 읽었다.  

그래. 나야 그렇다고 치고... 하지만 이 책이 나온지 한 달도 안되었는데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사 보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냥 명로진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1주일 전에 송숙희씨의 '당신의 책을 가져라'를 먼저 읽었고, 그 책이 재미있고 나에게 의욕을 불어줬기 때문에 '인디라이터'를 사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일단 둘 다 문학이 아니라 실용서적을 쓰기 위한 실용서적이라서 뜬 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어서 책값이 절대 아깝지는 않다. 특히,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첫째,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둘째, 기다리지 말고 일단 쓰기 시작해라. 첫번째 사실이야 익히 알고 있었고 몇 개월 동안 펜 한번 잡지 않다가 한번 펜을 잡으면 하루에도 시 몇편을 썼다는 윤동주 스타일을 최고로 여겼던 나에게는 두번째 이야기가 고무적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별별 이야기를 '언젠가 쓰리라'고 생각했을 뿐 한번도 써본 적이 없는 나에게 두 책 모두 도움이 되었다.

차이를 말하자면, '당신의 책을 가져라'는 덜 절실하다. 책 쓰는 것이 정말로 쉬워보이고 용기가 난다. 무턱대고 용기를 주는 것은 아니고 이를테면 글쓰기만큼 주관적인 작업도 없다. 당신의 책을 좋아하는 숫자만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 손을 떠난 원고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다. 자아가 공격받은 양 수선떨며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책을 가져라' 154p) 라고 따뜻한 이야기를 해주기에 나도 할 수 있다고 주먹 불끈 쥐게 된다는.

하지만 '인디라이터'는 좀 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시집 100권, 소설 100권, 에세이 100권을 읽어라. 쓰는 시간을 고려한다 해도 인디 라이터는 최소한 일 주일에 5권 이상의 책을 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달리 독자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인디라이터' 49p) 라고 내내 이런 식이다. 베스트셀러가 1년 이상 출판사에 묻혀 있었던 이야기 등을 해주면서.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 의욕만큼 중요한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정말로 제대로 된 책을 쓰려면 이렇게는 해야겠구나 싶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실제로 괜찮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살사 댄스에 대한 책을 쓰면서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쿠바에서 지냈으나 결국 머리말에 '2003년 겨울, 해일이 몰아치는 하바나에서'를 추가할 수 있었을 뿐이라고. 뭐 그런 얘기 웃을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눈물이 찔끔 나왔다는 것.

그밖에 밑줄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은 책이다. 나도 책을 쓰고 싶긴 하지만 무작정 책을 쓰고싶은게 아니라 괜찮은 책을  쓰고싶다. 이 책의 맨 뒤에 나온 12주 과정을 따라 해볼까 싶다. 물론 정신없이 바쁘지만 말이다. 셋째, 시간이 없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바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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