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다 Medusa Collection 10
찰리 휴스턴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브람 스토커가 <드라큘라>라는 책으로 트란실베니아의 전설을 책으로 낸 이래,

그리고 벨라 루고시가 스크린에서 그 역할을 너무나도 잘 그려 내어

하나의 이미지 내지 아이콘으로서의 뱀파이어가 표현된 이래,,

뱀파이어는 모든 장르 소설 내지 영화 등등의 창작물의 소재가 되어 왔다.

더 이상 또 어떤 방식으로 변주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또 어느 샌가 기발한 방식으로 표현해 낸 매력적인 작품이 나오게 마련이다.

 

앤 라이스를 읽은 이래로

나 역시 이 매력적인 소재에 빠져

뱀파이어를 다룬 갖가지 소설들을 읽어 왔으나

이제는 몇몇 작품에 대해서는 실망도 한 적이 있어

예전 만큼 무조건적으로 모으지는 않고 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찰리 휴스턴의 작품은 뱀파이어 + 하드보일드 이다.

역자가 서술했듯이

브람 스토커 + 챈들러, 혹은 앤 라이스 + 스필레인..

아 얼마나 사랑스러운 조합인가!

 

배경은 뉴욕.

그 치열한 빌딩의 정글 속에서 프리랜서 뱀파이어 탐정인 조 피트는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그의 생? 혹은 죽음? 을 영위하기 위해서

위태로운 줄타기 삶을 살아간다.

미국답게 숱한 클랜이 나오는데,

내가 겪어본 그네들의 삶은 무리짓기, 그래서 그 안에서 보호 받으면서 힘을 과시하기.. 의 연속이다.

특히나 거친 삶을 사는 이들이 더한데,

가장 쉬운 것은 역시 인종.

흑인, 히스패닉, 황인과 백인. 백인은 그 와중에 이태리계, 아일랜드계 등등..

성적 선호도에 따라 게이와 스트레이트.

북부와 남부 출신.. 등등등..

언제나 무리지어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무리의 영역을 넘본다.

 

아마도 그런 정글의 법칙 속에 속하시를 거부하고

프리랜서로서 살아가는 조의 삶의 배경으로 뉴욕은 참으로 잘 맞아 떨어지고,

직업으로 탐정이라는 것 또한 그 거침을 이길 수 있는 기지와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작가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이 책을 구상한 듯 하다.

 

또 이 책은 유난히 주인공의 배경과 지난 일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오고

각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 묘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데,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하였기에 독자의 이해를 돕는 측면도 있으나,

잘 읽어 보면 처음부터 이 책은 시리즈로 구상되었고

그에 대한 복선을 깔기 위한 포석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저러하게 부연 설명을 많이 달았으나,

하나의 하드보일드 미스테리 혹은 스릴러로서

뱀파이어 호러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이 책은 나쁘지 않은 플롯을 지닌다.

처음부터 맞닥뜨리는 살인과 그에 연계된 실종. 그리고 또 살인..

결말 부분의 숨가쁨은 괜찮은 스릴러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앞서 설명한 복선, 포석, 묘사, 시리즈 다음의 이어짐 등등을 위한

마지막 장의 늘어짐은 완결된 하나의 책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의 뒷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면 한다.

로렐 해밀턴의 시리즈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걸로 보이는 와중에,

다른 뱀파이어 시리즈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 즐거운 기다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Nobless Club 13
탁목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우선 제일 먼저 결론부터.

이 책은 재미있다!!

 

장르 소설의 의의는 뭐니뭐니 해도 재미라고 생각한다.

추리든, 미스테리든, SF든, 스릴러든, 판타지든, 무협이든,,

뭐든 간에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장르 소설의 목적이 될 듯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 본질에 가장 충실한 책이다.

 

책의 뒷면의 소개글에는

그림자, 아니무스, 아니마, 페르소나, 집단무의식 등

융의 원형적 상징들이 살아 숨쉬는 이야기라고 되어 있으나,

다 집어 치우고.. 그저 재밌다고 하면 될 법 했다.

융을 외우고 있거나, 이해는 했거나, 아니면 읽어는 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나도 가물가물한데..

설사 위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책을 읽을 때는 그런 심리학적 원형의 투사적 캐릭터를 찾아 분석해 보기 보다

즐거운 환상 속에 빠지고 싶을 것이다..

 

한국 창작 장르 소설의 부흥을 꿈꾸는

로크미디어의 노블레스클럽 13번째 책.

12번째 책에서 약간의 실망을 느꼈던 터라 약간 긴장했으나

모든 걱정은 기우였음을 조금 읽어보고 알았다..

 

창작 장르 소설을 읽을 때의 장점은,

항상 번역된 (그래서 몇몇 번역자들에 편중된 시장을 볼 때 문체가 비스무리한) 책 만을 읽어오다가

우리 글로 지어져 우리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글을 읽는 재미가 첫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SF나 추리/미스테리와는 달리

판타지는 국적 불문하고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쳐 세계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굳이 우리 나라 작가가 썼다 할지라도 크게 공감대를 갖지는 않는다.

그저 작품 그 자체가 판타지로서 얼마나 괜찮은 작품인가로 평가받는다고 할까..

이 책 역시 '가이아'라는 세계의 일곱 개의 달 이야기.. 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그 중 잊혀진 달인 일곱 번째 달의 주민 이야기 이므로 어디에도 한국 정서가 확연히 드러나는 곳은 없다.

 

주인공인 무르무르 족을 비롯해

숱한 종족들은 각자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들을 이용해 사냥도 하고 전투도 벌이는 품이 마치 RPG 게임을 보는 듯 했으나,

짜임새 있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얼마나 생동감있는지..

그리고 위에 언급한 융을 다시 떠올려 본다면

쉐도우, 아니무스, 아니마, 페르소나 등을 연상시키는 부족적 특징이 슬슬 드러나는 것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러한 많은 원형들의 부족들이 모여 떠나는 여정.

그 여정의 끝과 목적은 프롤로그를 되새겨 본다면 짐작은 가되,

그 과정이 너무 흥미로와 제법 두터운 분량의 페이지도 술술 넘어간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스토리가 너무도 잘 짜여져 있으며,

캐릭터들의 분배에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는,

간만에 보는 수작 판타지..

 

아쉽다.

이 이야기는 분명히 계속될 텐데,

언제쯤이면 또 다른 달의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조병준 지음 / 만물상자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은 나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도 하고, 혹은 아무 것도 아닌 사람으로 남기도 한다. 

그리고 우린 그 사람을 기억에 남기기도 하고 잊기도 한다.

 

의미가 있는 사람이면 모를까,

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꼭 기억하고, 고마워하고,

나 역시 그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조병준의 이 책은

그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아마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글로써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새기고 싶었나 보다.

 

문체 자체는 너무 가벼워서 싫었지만,,

(아 얘기가 빗나갔는데 다시 돌아가자.. 류)

내용은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 자체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과연 그 사람의 생에 어떤 사람이 있을까 항상 궁금했다.

다른 글이나 기타 접하는 정보로 보아 비스무리하게 자유롭고 행복해 하면서도

좌절하고 슬퍼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책에도 나오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병준을 마냥 베풀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데,

  나는 때로 그의 글에 스며 나오는 짜증과 외로움과 귀찮음이 행간에서 보이곤 한다..)

 

가족, 친구, 선배..

굳이 조병준의 지인, 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나 역시 그들을 만나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언젠가 내 블로그에 '박가서장' 출판사에 대해서 뭐라 썼더니

친구가 했던 그 출판사가 수류산방 이란 곳으로 바뀌었다 하던데 (조병준 님이 직접 댓글 달아 주셨다)

그 편집자도 볼 수 있었고,,

이 책 표지의 거칠거칠한 질감을 같이 갖고 있는,

책방에서 여러 번 집었다가 내려 놓아 아직 내 서재에는 없는,

그렇지만 언젠가는 꼭 읽을 것 같은,, <와우> 라는 책의 저자도 있다.

얼마 전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부음을 전해 들었던 선고장 어른의 이야기도 있다..

그 외에 누구나 아는 연예인 이야기, 뜻깊은 일을 하는 '누님'의 얘기..

 

가벼운 문체 속에 무겁고 진솔하게 읽힌다..

 

문득 생각해 본다.

내 주변에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가 감사해야 하며,

내가 기억하야 하는 사람들이 누구누구 일까.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오늘부터라도,

조용히 그들을 생각하며

뭔가 해야 겠다는 생각을(만?) 해본다.

 

p.s

이 책은 거의 같은 시기에 '만물상자' 라는 출판사와 '북키앙'이란 출판사에서 나왔다.

이것은 또 무슨 수수께끼일까..

저자께서 이 블로그를 방문하신다면 또 댓글로 답을 달아 주시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 모든 바에서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인체 모형의 밤>에 이어서 두번째로 만나게 되는 나카지마 라모.

그의 독특한 인생 이력은 <인체 모형의 밤>에서 보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더욱 특별하게도 그가 실제 겪었던 알코올 중독에 의한 급성 간염으로

병원에 실려간 경험을 토대로 하여 쓰여진 작품이라 실제감도 있고,

작가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도 같이 어우러져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리 길지 않아 하루 만에 이리저리 다니는 버스 안과

잠시 다리 쉼을 하는 커피숍에서 다 읽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약물과 술로 방황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물론 현실에서보다는 영화속과 책속에서..

  내 주변에는 그렇게까지 방황하는 사람이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어찌,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방황하게 만들었고,

왜 그 사람들은 그 방황의 친구, 혹은 탈출구로 약물과 술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가 궁금했다.

 

짐 모리슨이 그렇게 break through to the other side 하는 방법은 정녕 그것 뿐이었는지..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화 "Requiem for a Dream" 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었는지...

 

이 책은 매우 특별하다.

알콜에 빠진 작가 자신이,

마치 소설속 주인공 자신이 되어 알콜 중독의 증세와 자신의 이유를 찬찬히 들려 주고,

그것이 개인적 차원이 될 것을 염려한 것인지,

친절하게 알콜 중독에 대한 것을 이리저리 공부하여 각종 사례와 증상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연방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던 것은

이 책의 주인공이 일상적이지 않은 일탈적 삶을 살며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여서 나와는 참 다른 사람임에도,

또한 그의 감정과 불뚝 내뱉거나 움직이는 행동들은

어찌 보면 공감을 일으키는 부분이 적지 않아서 이다.

 

망설임과 지름.

사랑과 좌절. 혹은 그냥 이유없는 방황들..

이런 것들이 표출, 표현되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가 이런 감정들은 시간이 가면서 공유하는 것이다.

하하, 마지막 장면이 너무도 유쾌하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것은

고지마의 상쾌함이 함께 전이되어서 이다.

 

또 하나 이 책의 감칠맛은

통통 살아 있는 주변 등장 인물들.

성격 까칠한 주치의,

격한 성정의 비서,

능글함의 극치인 아줌마들,

순수한 성정의 결어다니는 병원 청년,

알콜 중독의 대선배 아저씨,

인생을 달관한 듯한 할아버지 등이 참 매력적이다..

우울한 병원 이야기가 우울하지 않은 풋풋한 시트콤 처럼 유쾌한 것은 이러한 등장 인물들 덕..

 

술, 아니 알콜 중독에 대해 궁금하거나,

간이 걱정이거나,

그냥 즐겁게 몇 시간 정도 책이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시간 모든 바에서 즐겁게 한잔 기울이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과

지금 내 책상 위의 캔맥주 한잔을 놓고 건배~

 

p.s

이 책의 표지인 보라색.. 혹은 콜라색..

그런 의미인지 정말 몰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이의 악몽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7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바이오 리듬 때문일까,

가끔은 책이 정말로 술술 잘 읽히고 머릿속에서 쏙쏙 들어오는 때가 있는가 하면

한편은 아무리 집중하려 해도 책의 내용이 들어오지 않고

그냥 글자만 읽어내려져서

같은 곳을 여러 번 읽어야 하거나

설사 책장이 넘어간다 해도 이게 읽고 있는 건가, 하는 마음에 책장 넘기기가 아까울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장 읽기 좋은 책이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가 아닐까.

 

예전에 읽었던 쿠르트 쿠센버그의 우화 소설들도 그러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면서도 뭔가 메시지가 있는,

달달하고 읽기 간편한 짧은 이야기들.

 

신이치의 쇼트쇼트들은

너무도 짧아 깊게 음미할 필요가 없음에도

각 편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고

문장이 쉬어 빨리 읽을 수 있어 머리 쉼에 좋다.

이러한 책을 읽다 보면 머리가 돌기 시작하여

점차 다른 책을 펼칠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총 33권으로 다 나와버린 플라시보 시리즈.

어느덧 13권째 만나고 있는데..

이 달달함에 빠져 쉬운 독서만하게 될까 저어하여

한달에 한두 권만 읽기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 해도 너무 많아서 한달에 2권씩 읽으면 1년 반이 걸린다..)

이번 달에는 초과하여 이 책이 세권째다.

 

이제 조금 자제하고..

좀더 진중하게 책을 읽어봐야 할 때.

아직 이번달도 많이 남았고..

읽으려 생각해 둔 책도 많이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