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월드 - 떠도는 우주기지의 전사들
닐 게이먼 외 지음, 이원형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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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은 현재 SF계에서 자알 나가는 이야기쟁이-스토리텔러 임에는 틀림없다.

화려한 수상 경력이 말해 주듯이

그래픽 노블이든 소설이든 어린이 책이든 종횡무진 책이 나오고 있으며

북미권에서는 반응도 좋고 영화화도 되고 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지만 우리 나라에도 계속 번역이 되고 있다.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보면,

상당수의 단행본과 앤솔로지에 속한 단편들, 그래픽 노블, 어린이 판타지가 나온다.

과연 우리 나라 독자에게 그의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 것일까.

영화로 개봉한 <스타더스트>는 차치하고,

SF가 유달리 천대받는 우리 나라에서 이 작가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어떤 저력이 있어서일지..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몇권을 접해본 터지만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닐 게이먼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 내려 갔다.

 

다차원 우주, 도플갱어를 연상시키는 등장 인물들, 과학과 마법의 대립 등

별달리 새로울 것이 없는 소재들을 엮어서 하나의 모험담을 근사하게 만들어 낸

닐 게이먼과 공동 저자 마이클 리브스의 역량은 대단하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인 듯 싶을 정도로 별로 특이하지 않은 세계관을 가지고서

슬슬 이야기를 만드는데 그것이 재미있다.

 

전형적인 소년 어드벤처 클리쉐를 따르는 포맷과 느린 전개에 대한 의문은

해설에서 이 책이 원래 TV 시리즈를 기획한 것에서 출발했다는 것에서 풀렸다.

아마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슬슬 담아내 가기 위한 설정으로,

주인공의 수많은 분신들은 계속되어 나오는 변종들 설정으로 끊임없이

매 에피소드들 마다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으리라.

 

대단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스토리에 술술 내려갈 수 있는 책.

닐 게이먼은 기본은 하는 작가라는 인식이 점점 더해간다.

번역된 책중의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신들의 전쟁>을 다음으로 읽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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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비밀 정원 레인보우 북클럽 12
T. H. 화이트 지음, 김영선 옮김, 신윤화 그림 / 을파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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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 읽은 책들, 특히 모험 가득한 책들을 읽을 때면

으레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하여 읽기 마련이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 아마도 어린이, 청소년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일 것.

그 다음이라면, 재미있게 읽은 책이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 책장을 덮기가 아까울 정도일 때

그 뒤의 얘기들이 또 없을지..

있다면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마리아의 비밀 정원>은 <걸리버 여행기>를 잇는 속편 아닌 속편으로서

릴리풋 사람들이 다시 등장하여 어린 꼬마 아가씨 마리아와 함께 겪는 모험을 신나게 그려내어

어린이/청소년 소설의 미덕을 보여 주는 책이라 하겠다.

 

전체적으로는 간단한 권선 징악적인 플롯을 따르고 있으나,

제법 두께가 되는 이 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풍자 소설의 얼개 속에 이런저런 내용이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전편 격이라 할 수 있는 <걸리버 여행기>가 인간과 다른 존재들이 사는 나라들의

소인들과 대인들, 말의 모습을 한 존재들 등 여러 존재를 가지고

인습과 편견에 찌들어 있고, 각종 음모와 술수로 생을 살며,

물질적인 것에 신경을 쓰고 정신적 고결함을 놓치고 사는 등의

인간의 여러 세속적인 모습들을 풍자한 책이다 보니,

이 책 역시 여러 면에서 캐릭터의 변화가 거의 없는 일면적 등장 인물들로서

인간의 여러 모습들을 풍자 한다.

 

유일하게 아이로 등장하는 마리아 만이 여러 사건들을 겪고 소인들과의 모험을 거치면서

성격이 조금씩 바뀌고 성장하는 것은

역시 이 책의 독자층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른들에 대한 풍자도 될 수 있을 것.

 

그 밖에 21세기 한국의 독자로서는 아마도 다 잡아 내기 어렵겠지만

허구 속에 슬쩍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의 이름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풍자가 가능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터.

그 점들을 다 잡아내면서 읽지 못하는 점은 무척 아쉽다.

 

전체적으로..

성인 소설이었던 <걸리버 여행기>와 달리 어린이 소설격으로 쓰여진 이 책은

큰 부담감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수십 년 전의 책이지만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싶게 시각적 묘사가 뛰어나

머리 속에 장면들을 그려 가며 읽어 가는 것은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로 갔다고 할까..

조카를 한번 읽히고 감상을 들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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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게키단 히토리 지음, 서혜영 옮김 / 이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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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지켜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외톨이들의 이야기"

이 카피 하나에 이 책에 끌려 읽게 되었다.

유난히 바쁜 회사일에 치이고 기운이 빠져 있는 요즈음은

머리 써야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책 보다는

단순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테리/스릴러 류의 가벼운 장르 소설이나

아니면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즐거운 책을 읽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 그네>가 그러했듯이

이 책 또한 저 카피 대로라면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들어 보지 못한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런 일은 최근의 나에겐 흔하지 않은 일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읽어야 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졌다..

 

알고 보니 저자는

(아직까지는) 전업 작가가 아닌 개그맨이라 한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제목 만큼은 들어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나 "전차남" 등에 출연했다 하니

제법 이름이 알려 졌을 연예인..

그가 그려낸 이야기들은 과연 코미디인가..

 

그가 연기했던 극중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범상치 않은 '외톨이'들이다.

스스로 홈리스가 되고 싶어 하는 회사원,

한물간 아이돌 스타를 짝사랑하는 사회 부적응 청년,

아무런 꿈없이 남자들에게 이용당하여 자신을 버리고 싶어진 아가씨,

도박에 빠져 다중 채무를 진 상태에서 희망없이 범죄를 꿈꾸는 역무원,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서 무책임한 부모를 떠나 범상치 않은 사람을 좋아하게 된 가출 소녀,

재능없는 개그를 하면서 스트립 걸을 좋아하는 개그맨..

 

이 사회 부적응적 외톨이들의 삶은 처음에 (일반적인 시각으로) 들여다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왜 좋은 집과 가정을 놔두고 공원에서 자며,

자신의 마의 구렁텅이에 빠져 들고 있음을 알면서도 도박과 범죄를 꿈꾸고,

재능없이 방귀 개그 밖에 할 줄 모르다가 성희롱범으로 처벌받은 생면부지의 남자를 찾아

가출까지 해버린단 말인가..

 

그러나 그들은 밉상이거나 단순히 동정심을 유발시키지는 않는다.

구차한 배경이나 분석 같은 것 없이

자연스럽게 그들은 원래 이러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되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들은 오히려,

귀엽거나 재미있게 보인다..

 

그들의 행동을 재미있게 바라보다 보면,

각 에피소드들의 결말 부분에 가서는 따스한 미소를 짓게끔 된다.

모두들 사랑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과거의 짝사랑이든, 알지 못했던 옆 사람의 마음이든,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미래의 연인이든,

단순히 삶과 생활에 대한 애착이든 간에 작은 에피소드 하나로

자신이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작은 사랑을 만나게 됨으로써

우리의 외톨이들은 더이상 외롭지 않고 사랑이 충만한 따뜻한 삶을 살아가게 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그렇게 된다..

 

기대했던 대로 기분이 좋아졌다..

너도 역시 외롭지 않은 거야, 라고 책이 말해주는 듯..

요즘의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도 기분좋게 따가운 햇볕이 드는 날씨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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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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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여행이라고 불리우기 보다는 '순례'라고 불리는 까미노 드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가는 길..

많은 크리스트교 신자를 가진 나라답게 우리 나라 사람들도 이 길을 걷는 이들이 참 많아졌는데..

이 책을 손에 쥐며 내가 기대했던 것은

여행기도 아니었고, 순례기도 아닌.. 한 사람이 걸으며 생각하는 느낌을 담은 책이었으면 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지만 카메라가 고장나서 사진도 많지 않은 이 책의 저자는,

약간은 막연한 상태에서 산티아고로 떠났다.

일반적으로 정신없던 시기가 지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

뭔가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게 마련이지만,

저자는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슬픔과 아픔을 거기에 더 얹어 품고

비행기를 탄 듯 하다.

 

나 역시 많은 상실을 겪어 봤으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직계 가족을 잃은 적은 없기에

그 아픔을 깊이 이해하지는 못하였지만 대략 짐작만 한 채 책장을 더 넘겨갔다.

 

이토록 공감하며 읽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배낭 하나 맨 채 움직이는 여행에서 저자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나의 과거 경험과 상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사람을 쉽게 못 사귀는 나는,

배낭 여행을 가서도 외국인들과 쉽게 말을 섞지 않는 편이고,

심지어 한국인과도 그렇다.

같이 하룻나절 투어를 다녔던 한국 사람들과도 겨우 말을 트고 나면

첫인상이 너무 배격적인 것 같아 말 걸기 어려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행 중에는 혼자 있는 것을 좀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마도 타인에게 짜증을 내거나 짜증을 받기 싫은 이유가 크지 싶다.

 

저자 역시 이 고생을 왜 하나 싶기도 하고,

명확한 목표치 같은 것도 없었기에 초장부터 짜증을 부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옹졸하기도 하는데..

공감 백배..

그렇게 이 책에 빠져갔다.

 

많은 메모와 밑줄을 치면서.. 저자와 함께 생각했다.

삶의 존엄성과 내 마음의 근력의 세기와,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라보는 생활 등등..

내가 평소에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느낌들..

그러나 체화되지 않았던 그 느낌들을 저자는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체화하고 있었다..

부럽다..

 

혼자이면서 함께인 길..

인생 역시 그렇지 않을까..

뭔가 좀 놓으면 자신이 편해지는 것을..

어느 틈엔가 도난 방지 자물쇠를 버려버린 저자 처럼

내 마음의 자물쇠를 버리고 나를 좀 열면 배낭이 가벼워 지듯이 나 역시 가벼워지는 것을..

내 자신을 한정지우고 가두는 것이 나름 컴플렉스인 나에게는

이것만으로도 이 길을 걸어볼 가치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허물없이 열어 보이는 글..

까미노를 다녀 왔기 때문에 더 그렇게 열 수 있었을까?

 

난 아직 내 자신을 그렇게 열 자신이 없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산티아고 순례길로 달려 가고 싶지 않다..

아마도 지금의 아집과 고집이 나야,, 라고 우기고 싶은

이 철없는 나이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지나면

기꺼이 나도 순례자가 되리라..

언젠가 조금이라도 그 길을 걸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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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유령 스텔라 1 - 피올라 구출 대소동 보자기 유령 스텔라 1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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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날아온 귀여운 꼬마 보자기 유령 스텔라.

내가 참 좋아하는 스타일의 삽화가 프레데릭 스카블란에 의해 그려져서 더욱 아끼는 책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일반적인 유령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을 놀래키거나 무섭게 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으나

그들은 전생 혹은 후생을 기억하고 기대한다.

시기나 질투, 우정, 사랑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늙음과 덧없음 등을 가진

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유령들.

심지어는 늙고 병들며

가방이나 코트가 되어 생을 마칠 수도 있는 유령들의 삶 이야기.

 

엄마를 잃어 혼자인 스텔라가 열 가지 진실을 알아내는 과정이

전체 시리즈의 메인 모티브이고

이 책은 첫번째 진실에 관한 이야기 이다.

 

아이들을 위한 책 답게

직설적으로 줄거리에 따라 이야기해 주고 있지만

사실 곱씹어서 생각해봐야 할 만큼 의미심장하다.

더군다나 스텔라의 모험 가운데 등장하는 또 다른 유령들은 빅토르 위고와도 같은

위인들이 있으며 그의 대표작인 레미제라블의 문장들을 빌려와

진실에 대한 설명으로 삼는다.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책.

나머지 아홉 가지 진실이 궁금하기도 하며

스텔라의 모험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궁금하다.

이쁜 삽화의 이 책들을 어서 더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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