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박정호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신간 안내 코너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무심히 또 여느 여행기구나, 하면서 지나쳤던 책.
그러나 점점 더 그 제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결국 읽게 되었다.
그렇다,
지금 나의 상태가 점점 더 그러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0년도 더운 여름이 점점 가고 3분의 2가 흘렀으니
어찌어찌 짧은 가을을 보내다 보면 끝이 보일 것이다.
올해,,
몇년을 살지 모를 생애에서 가장 다사다난한 해라고 해야 할까.
여러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 생각을 했고,
또 너무도 바쁘고 스트레스 받았고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아직도 진행형이며 계속 감내중이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이 이후에는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막막함이 더 두려움 때도 있고
현재가 너무 힘들어 모든 것을 놓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으며
그저 일상이 되어버린 이러한 스트레스를 가만 잊고 지내다 보면 또 맘이 편해질 때도 있다...
이러한 삶의 언저리에서 생각난 구절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이다.
역마살이 껴 떠올아야만 하는 심성은 아니되,
훌쩍 떠나 공고히 나를 둘러싸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든 관계로부터 살짝 비켜 있는 시늉을 하면
좀 나아져서 돌아오고는 했었지만
지금까지 그러한 여건조차도 없었던 올해.
정말 견딜 수 없는 지경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겨우 용기를 내어 비행기표를 사고 2주 뒤에 떠난다.
거기에서 난 무엇을 얻고 올 수 있을 것인가.
책의 저자.
좀 외로운 사람인 듯 보인다.
다른 여행기에서 보이는 들뜸과 따뜻함이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으며
자기 속으로 들어가는 외로운 여행을 한 듯 보이기도 한다.
나도 가본 여행지에서 눈에 익은 사진들 뒤의 풍경을 보며 그가 떠올렸던 생각들이
어느 과정을 거쳐서 거기에까지 다다랐을지 짐작도 안 가지만
그가 좀더 따뜻한 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나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