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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노희경 작가의 작품들은 거이 챙겨봅니다,
그녀가 쓴 드라마는 속 사람들은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족, 친구, 연인... 그 밖에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아파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참 섬세하게 담아낸 것 같아서 좋고
대사들은 하나같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 것 같아서 좋고
아파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냄새가 나서 더 좋았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해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때로는 오랜 친구들에게, 때로는 이미지나간 애인에게조차도.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굿바이 솔로中)11p
이 글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예전 어떤 이에게 ‘난 니가 많이 포기하며 살아온 걸 알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래 전에 그냥 무심코 던진 말이었겠지만
난 그 순간 처음으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에 ‘아니야~ 내가 뭘... ’ 하면서 씩 웃어 넘겼지만
그냥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그 말이 한참 귓가에 맴돌았었습니다.
나도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이해와 인정이 필요 했었다는 걸
그녀의 글을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눈물이 났었는지를...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고백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반갑지 않은 딸로 태어나 배고팠던 유년기를 보내야 했고
식구들은 돌보지 않고 늘 다른 여자들과 살림을 차리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던 아버지
불행했던 가족사를 고백하면서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암 말기를 선고받은 아버지,,,
다른 형제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그녀가 모시게 되었고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부처님께 백팔 배를 올리다 염주를 집어 던지면서
난 절대 당신을 용서 할 수 없다고 소리치며 울었다는 그 고백에
나도... 도대체 난 왜 살아야 하는 거냐고,
영화의 대사처럼 존재의 이유가 뭐냐고 재발 내가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기원을 하면서 그녀처럼 염두를 던지진 못했지만 펑펑 울면서 기원해 보았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잃고 고이 모셔두었던 십자가를 집어 던지며 울었다는 한 노작가
죽도록 미워하던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절을 하다 염주를 던지며 울었다는 그녀
이런 고통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미움과 절망이 지나가길, 그 자리에 용서와 희망이 차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같은 삶이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내라 그대들” 이란 그녀의 말에 난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그녀가 결국 아버지를 용서하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멋진 작가가 된 것처럼
나도 언젠가 내면의 전쟁을 이겨내고 간절한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날이 올 것이라고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