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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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젊은 신인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주 신선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김중혁 작가가 들려주는 8가지 이야기들...
소설 속에서 음악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조금 생소하다 싶을 만큼 접하기가 어려운데
악기들의 도서관이란 제목답게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무심코 지나쳐 버린 평범한 물건들도 그의 손이 닿으면 마술에 걸린 듯 빛이 납니다.
전 ‘매뉴얼 제너레이션’ 이란 단편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물건을 사면 매뉴얼을 천천히 읽어보고 고이 보관하는 편이지만
그 매뉴얼을 만드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한번 도 없었습니다.
재품을 작동시키고, 여러 기능들을 설명하기 위해
말 그대로 사용 설명서라는 것으로만 인식했었는데
이 작품 속 주인공이 감동적인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제품을 분석하고
매뉴얼 속에 담을 글들을 쓰는 게 아니라 발굴한다는 심정으로,
먼지 하나하나를 털어내며 멋진 유물을 발굴하듯 매뉴얼을 완성해나가는 장면들을 보면서
제가 앞으로 접하게 될 많은 매뉴얼들이 더욱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삶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다리타기 놀이처럼 한번 시작되면
절대 향로를 바꿀 수 없는, 규칙을 따라서 정해진 목적지에 도착할 수밖에 없는
게임인지도 모른다.
그 목적지에 ‘꽝’이라는 글자가 씌어 있지 않기를 바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가 선택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된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란 중력의 법칙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꼭 붙들고 있는 기억만 조금씩 남아 있을 뿐이다." 209P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저 글에서처럼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꼬인 부분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참 공감이 많이 가는 글귀였습니다.
그 밖에도 설명하기 힘들만큼 멋진 글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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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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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작품들은 거이 챙겨봅니다,
그녀가 쓴 드라마는 속 사람들은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족, 친구, 연인... 그 밖에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아파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참 섬세하게 담아낸 것 같아서 좋고
대사들은 하나같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 것 같아서 좋고
아파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냄새가 나서 더 좋았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해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때로는 오랜 친구들에게, 때로는 이미지나간 애인에게조차도.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굿바이 솔로中)11p

이 글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예전 어떤 이에게 ‘난 니가 많이 포기하며 살아온 걸 알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래 전에 그냥 무심코 던진 말이었겠지만
난 그 순간 처음으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에 ‘아니야~ 내가 뭘... ’ 하면서 씩 웃어 넘겼지만
그냥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그 말이 한참 귓가에 맴돌았었습니다.
나도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이해와 인정이 필요 했었다는 걸
그녀의 글을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눈물이 났었는지를...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고백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반갑지 않은 딸로 태어나 배고팠던 유년기를 보내야 했고
식구들은 돌보지 않고 늘 다른 여자들과 살림을 차리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던 아버지
불행했던 가족사를 고백하면서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암 말기를 선고받은 아버지,,,
다른 형제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그녀가 모시게 되었고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부처님께 백팔 배를 올리다 염주를 집어 던지면서
난 절대 당신을 용서 할 수 없다고 소리치며 울었다는 그 고백에
나도... 도대체 난 왜 살아야 하는 거냐고,
영화의 대사처럼 존재의 이유가 뭐냐고 재발 내가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기원을 하면서 그녀처럼 염두를 던지진 못했지만 펑펑 울면서 기원해 보았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잃고 고이 모셔두었던 십자가를 집어 던지며 울었다는 한 노작가
죽도록 미워하던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절을 하다 염주를 던지며 울었다는 그녀
이런 고통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미움과 절망이 지나가길, 그 자리에 용서와 희망이 차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같은 삶이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내라 그대들” 이란 그녀의 말에 난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그녀가 결국 아버지를 용서하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멋진 작가가 된 것처럼
나도 언젠가 내면의 전쟁을 이겨내고 간절한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날이 올 것이라고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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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특별판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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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로 개봉되어 이 책의 줄거리는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겁니다.
뱀파이어인 남자와 인간 여자의 사랑이야기...
주인공들의 얼굴을 내 짐작만으로 상상하면서 책을 보다보면 간간히 얼굴과
행동들에 대한 이미지가 뒤섞이고는 하는데
영화로 개봉된 책이라 특별판으로 나온 이 책 앞에 나와 있는 주인공 얼굴을 보고 나서
책을 읽으면 한 장면 한 장면이 무척 선명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뱀파이어지만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에드워드는 남들과 달리 굉장히 강렬하고
매력적인 체취를 가지고 있는 벨라에게 운명적인 끌림을 느낍니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매력적인 피의 향기 때문에 에드워드는 억누르고 있던
인간 피에 대한 강렬한 본능에 끝임 없이 인간을 죽이지 않는 다는 자신들의 규칙을
어기고 싶은 충동과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까요.
함께 있으면 너무나 매력적인 벨라의 향기 때문에 괴롭고
그녀를 피하려니 그녀에 대한 사랑과, 보고 싶은 마음은 너무 크고...
사랑하는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곁에 없는 편이 안전할 것이란 생각에
그녀를 멀리하지만 사랑이 피한다고 피해지던가요?!
얼마나 괴롭고 위험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함께 하기로 합니다.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사랑이지만
그래서 더욱 간절한 그들의 사랑을 보면서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 두근거릴 만큼 설레었습니다.
올해 읽은 최고의 로맨스 소설입니다.
벨라는 그녀만의 특유의 체취 때문에 위험에 쳐하게 되는데요.
필사적으로 그녀를 지켜주려는 에드워드의 모습이 참 감동적입니다.
여자들은 어릴 때 한 번씩 그런 꿈을 갖지요.
잘 생긴 얼굴에 나만을 바라보고, 사랑을 모르는 팍팍한 삶을 살아왔던 보호본능이 느껴지는 사람과의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 그런 꿈 말입니다.
이 책으로 어릴 때 꿨던 그 환상에 대한 충분한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끝까지 그들의 사랑을 지켜 볼 것입니다.
다음편이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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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구하다
하시모토 츠무구 지음, 맹보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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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인지, 자기만족 때문인지

성공에 대한 집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던 여자 도모코
일이 좋았고 어느 정도 인정받는 위치에 있던 그녀에게
어느 날 패닉장애라는 병이 찾아옵니다.
순도 100%의 공포감에 숨을 쉴 수도 없을 만큼 발작을 일으킨 그녀는
약에 의지하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자신이 바라던 삶에서 완전 벗어나 버린 도모코..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애인 데짱과 시골로 이사를 합니다.

도시에서 꿈꾸던 멋진 삶과 거리가 먼 생활이지만
작은 집에서 앞으로 삶의 계획도 없는 상황에다
가정교사를 해서 조금씩 들어오는 수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팍팍한 생활이지만
애인과 결혼을 할 것이라는 약속도 없지만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등교거부를 하는 소녀 오자와 양의 가정교사를 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고 말없는 위로해주면서
그녀는 오자와 양과 함께 조금씩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갑니다.
부드러운 담요와 들이비치는 햇살이 온화한 나머지
자신이 마치 작은 고양이가 되어버린 것처럼, 지독하게 행복해지는 그녀는
이제 어쩜 약이 없이도 살아갈 수도 있다는 희망까지 생기기 시작합니다.

나를 쫓고 있던 것은 나 자신이었다... 울고 싶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의 삶을 저주하는 경우도 존재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인생에는 때론 멋진 순간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274~5p

 

이 책의 전채적인 분위기와 매시지는 위 지문에서 완벽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행복들로 간지러워지는 책, 이런 책을 읽고 감동할 수 있는 제 자신과 삶에 대해
감사함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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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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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에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정말 중간에 놓을 수가 없는 책입니다.
‘구해줘’나 ‘사랑하기 때문에’ 등 다른 책들처럼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책장은 빠르게 넘어갑니다.
3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신기한 책이었습니다,

성공을 위해 약혼녀와 친구,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전부 버리고
야심차게 앞만 보고 달린 주인공 에단은 15년 후 자신이 꿈꾸던 대로
신문, 방송, 자신이 저술한 책에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바꾸자는
희망찬 매시지를 전하는 정신상담가로 유명해지지만
정작 자신은 술과 마약, 하룻밤짜리 여자들과 하루를 연명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단은 자신의 과오들에 대한 벌인지, 잔인한 운명의 장난인지
엄청난 사건이 몰아치는 하루는 맞이하게 되는데....
영화 ‘나비효과’의 소설책 버전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끔찍한 사건들을 겪고 난 뒤 다시 시작되는 하루!
정말 이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또 있을까
같은 하루를 다시 산다니... 에단은 자신에게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을
하나씩 바로잡아 보려고 하지만... 역시 운명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인지
에단의 생각과는 달리 일을 자꾸 꼬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하루는 다시 반복됩니다.

이쯤에서 전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것이고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 같은’ 것이라고 이 책에서도 말하는데...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면 왜 자꾸 그 끔찍한 하루가 반복되는 것인지...
과연 그의 운명은 어떤 식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무척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책장이 빨리 넘어갑니다.
자꾸 마지막장을 먼저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 힘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에단의 고통스럽지만 정말 자신이 원하던 것들을 하나씩 찾아갔던 그 하루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판단하기 힘든 결론을 맞아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에선 그런 기적이 일어날 수가 없으니 최선을 다해 타인에게 상처주지 말고
솔직하게 살아야 하겠다는 뭐 조금 엉뚱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작가가 초면이거나, 구면이거나 상관없이
역시, 역시 기욤이구나 하는 생각이 분명 드실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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