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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생활 방식
장은진 지음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블로그 이웃과 더 진한 우정을 나누는 요즘 같은 세상에
외모, 학벌, 집안 등으로 그 사람의 등급을 매기고 분류하는 것이 당연한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만큼 아름다운 그녀 엘리스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속 삶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이 책은
내가 책을 평가할 때 따지는 기준인 예쁜 표지, 두툼하지만 가볍고 12000원이란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재미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책이다.
아름답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주인공 앨리스는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끔찍한 고통을 당해야 했다.
그 일을 겪고 난 후 자신을 숨긴 체 살아가는 앨리스의 앞집에 한 남자(앨리스가 지어 준 닉네임 루이스)가 이사를 오면서
앨리스와 루이스의 살벌한 싸움이 시작된다.
그리고 K, P, 그녀(앨리스)의 삼각관계가 번갈아가며 나오는 형식의 이 책은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잠시도 눈을 땔 수가 없을 만큼 재미있다.
어쩌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운둔생활을 하게 된 것인지
그리고 전혀 밖으로 나오지 않고 누구도 안으로 들이지 않는 생활이 어떻게 유지될 수가 있는 것인지
너무나 당당하게 앞집 루이스에게 민폐를 끼치는 앨리스는 누구인지,
루이스의 첫인상처럼 진짜 미친 여자인지 궁금해서 바짝 긴장을 하며 읽었다.
400쪽에 가까운 책이지만 4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별 볼일 없는 내가 별 볼일 있는 사람일 수 있는 곳,
가상현실 속 삶이 그 사람이 가장 그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그녀의 논리에 나는 충분히 동의했다.
보이는 아름다운은 의미가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아름다운 사람에겐
이 세상은 너무나 관대한 것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반전’이다.
앨리스가 했던 행동들, 루이스의 애인 지나의 비밀과
그저 코끼리로 불리는 노처녀와 앨리스의 관계 등이 밝혀지면서 전혀 지루 할 새가 없다.
삶과, 현실에 대한 본질은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그냥 읽어보라는 말만 꼭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