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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건축사 - 도설
한동수 외 / 세진사 / 1992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가지는 특성과 가치를 보면 우선 무엇보다도 첫 번째로 중국인의 손에 의해 영어로 쓰여진 중국 건축사란 점이다. 비록 「도설 중국건축사」는 한국어판이지만 그 도면의 내용은 영문과 중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사성의 목적은 지나간 중국 영조학사에서 얻은 연구성과를 해외에 소개하고자 하는데 있었다. 이는 양사성이 대학시절 미국에서 건축을 공부할 때 유럽의 각국은 자기나라의 고건축에 대하여 계통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건축사를 쓰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는 더욱 더 중국의 역사를 서술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의 주류는 서양건축사를 배우는 과정이 중시된 상황에서 민족문화를 상징하는 그의 중국건축역사에 대한 애착은 이 책에도 여실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인의 손에 의한 중국건축사를 쓰겠다는 목적으로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중국 영조학사를 중심으로 중국 고건축의 실측에 들어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를 외국에 소개하고 중국 건축의 독특한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하여 영어로 된 중국 건축사를 집필하게 된다. 내가 접한 책은 영어판이 아닌 한국어판이지만 그 도면에서 보여지는 노력들 - 부재의 정확한 영어화와 설명들 -을 보면서 양사성의 선각자적 자세에 감동하게 된다. 서양의 건축연구가들이 중국의 건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그 이해를 위해서는 당시에 마땅한 자료가 없이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분석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의 작업은 그당시 미개척되고 잘못오용되어왔던 중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문화의 잣대는 기본적인 환경에서 부터 시작된다. 상호 이해를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우리의 문화를 이해해달라라는 요구보다는 그 기본적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바탕 하에서 서양의 문화와의 비교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우리의 문화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양사성의 저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충족시킨 것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문판에 존재한 책 뒤의 <기술명사대조표>가 한국어판에서는 없다는 것이다. 이 <기술명사대조표>는 우리가 중국사를 공부를 하는데 영어와 중국어간의 괴리를 줄이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증보가 된다면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