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열전 - 상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진수 이전의 사마천도 이책을 집필하면서 자신을 객관적인 기록자로 남기고자 했으나 그것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임의대호 항우(項羽)를 본기(本紀)에 넣기도 하고 백이(百二)와 숙제(叔齊)를 열전의 제일 앞부분에 위치시키는 인위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즉, 사기를 구성하는 본기와 세가, 열전이라는 것 자체가 사마천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져 선택된 것들만 수록된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각 편마다 마지막 부분에 '태사공은 평한다.(太史公曰)'라고 하여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와 비판을 수록한 점 등이 그것이다. (이는 진수도 마찬가지로(評曰) 앞서 말한 '이야기로서의 역사'라는 견해와 일치되는 일종의 관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평들은 객관적인 역사서에 평가라는 항목을 반영함으로서 독자들에게 역사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게하고, 저자에 대해서 역사에서 간과되지 말아야 될 사항들을 제시함으로서 차후에 되풀이 없게 하기 위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사기의 개괄적인 구성을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비판의식이 생기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역사서의 내용 자체가 '역사가의 역사인식'을 투영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역사가가 당대의 현실과 자신의 가치관 등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므로 역사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역사가와 과거 사실 사이의 상호 작용, 또는 대화'라는 E. H. 카의 교훈은 역사서를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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