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출신 보수당원들과 토론할 때 카스트(계급), 출신 학교, 대학으로 중첩된 영향들을 떼어놓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옥스퍼드는 중요한 독립 변수였다. 다른 대학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이, 지난 25년간 영국 정치에서 옥스퍼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만약 존슨, 고브, 해넌, 도미닉 커밍스, 리스모그가 열일곱 살에 옥스퍼드로부터 입학을 거절당했다면 브렉시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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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에서 연대기와 테마가 충돌하는 그 밖의 많은 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항상 그렇듯이 연대기를 우선에 놓을까?나는 그만 포기하고 방향을 반대로 돌렸다. 특히 어느 일요일 아침, 미술관이 아직 ‘컴컴한‘ 시간에 호빙과 함께 그 어슴푸레한 공간들을 거닐던 기억을 떠올렸다. 우리는 스물 몇 점의 초상화가 걸린 작은 전시실에 오래 머물렀다. 한 인물에 대한 한 편의 글은 하나하나가 독특하고 테마적 성격을 띤 각기 다른 몇 점의 초상화처럼 제시될 수 있었다. 주인공의 인생 연대기는 놔두면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 - P69

구조를 세우는 일이 이렇게 간단한 경우는 드물다. 연대기와 테마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거의 항상 존재하며 전통적으로는 연대기가 승리를 거둔다. 이야기는 시간을 따라 한 시점에서 다음 시점으로 흘러가고 싶어하는 반면, 한 사람의 삶에서 이따금 불거지는 토픽들은 자기들을 한 군데로 모아달라고 아우성친다.(중략) <타임>과 <뉴요커>에서 10년을 보내고 나니 연대기의 압도적 승리에 매번 굴복하는 것이 답답하고 넌더리가 났다. 나는 테마가 지배하는 구조를 열망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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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습을 한 번 해보길 바란다.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충분히 알 것 같아서 대신 말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꾹 참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직접 마무리지으려 하지 않는다. 대화가 늘어질 것 같다고? 대화가 조금 지루해질 것 같다고? 처음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이 어떤 말을 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상대방이 말을 마무리하게 둔다면 생각지도 못한 배움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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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계속 진행 중인 사랑의 노동이었다. 자연의 지속가능성은 절대로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고, 그것은 반드시 우리의 인간성(humanity) 또한 끌어내는 인간의 작업을 통해 끄집어내져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소농님 풍경은 인간과 자연 간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재형성하는 시험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 P323

일본의 산림 경영인과 작업하면서 숲을 교란하는 것의 역할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숲을 회생하기 위해 실행되는, 고의로 행해지는 교란에 나는 놀랐다. 가토 씨가 숲을 정원 가꾸듯이 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숲으로 만들고자 했다.(중략) 한 일본인 과학자는 송이버섯이 "의도치 않은 경작"의 결과라고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기술만으로 송이버섯을 경작하지 못한다는 것이 사실임에도, 인간의 교란이 있어야 송이버섯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사실상 소나무, 송이버섯, 인간은 모두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경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 P271

근대 산림관리는 소나무를 잠재적으로 끊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자원으로서, 지속가능한 목재 수확량을 산출해내는 근원으로서 관리한다. 이것의 목표는 소나무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불확정적인 마주침으로부터 차단해 역사를 만드는 소나무의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는 근대 산림관리 때문에 나무가 역사의 행위자라는 것을 잊어버린다. - P295

가장 극단적인 일부 환경에서는 소나무가 아무 곰팡이가 아닌 송이버섯 곰팡이만을 파트너로 원한다. 송이버섯은 바위와 모래를 분해하는 강한 산을 분비하고 소나무와 곰팡이의 상호 성장을 돕는 영양분을 발산한다.(중략) 송이버섯과 소나무가 동맹을 맺으면서 함께 돌을 식량으로 바꾸는 까닭에, 그들은 유기질 토양이 희박한 장소에서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한다. - P301

12세기에는 전쟁으로 인해 귀족들의 통합에 균열이 생겼고, 이 덕택에 마을 숲에 대한 소농민의 권리 요청이 받아들여져 제도화될 수 있었다. 이리아이 권리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지에 대한 권리로서, 등록된 가구원들이 땔나무를 모으고, 숲을 만들고, 마을의 토지에서 생산된 모든 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허가되었다. 다른 많은 사회에서 실행된 공유림에 관한 권리와는 다르게, 일본의 아리아이 권리는 성문화되었고 법정에서 강제할 수 있었다.(중략)엘리트 계층이 이리아이 권리를 축소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 19세기 메이지 유신 이후 많은 공동 경작지는 사유화되거나 국가에 의해 압류되었다. 놀랍게도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이리아이 숲 권리의 일부는 현재까지, 즉 20세기 후반까지 농촌 사람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마을 숲은 방치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상태로 지금까지 유지되어오고 있다. - P327

그들(연구자들)이 발견한 것들 중 가장 놀라운 것 하나는 많은 유기체가 다른 생물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발달한다는 것이었다. 아주 작은 생물인 하와이밥테일오징어는 그 과정을 생각하는 데 있어 모델이 되었다. ‘밥테일오징어‘는 빛이 나는 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통해 달빛과 비슷한 빛을 내어서 포식자에게 들키지 않게 모습을 감춘다. 그러나 아직 어린 개체는 발광성 박테리아라는 특정 박테리아와 접촉하지 않고서는 그 기관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이 오징어는 해당 박테리아를 몸에 지니고 태어나지 않으며, 바닷물에서 박테리아와 만나야만 한다. - P259

오픈티켓의 동남아시아 난민과 비교해보자. 우주론적 정치학과 연결시켜 생각해봤을 때, 그들 또한 미국식 민주주의로 ‘개종‘되었다. 그들은 태국의 난민 캠프에서 개종 의례를 행했는데, 미국 입국 허가를 결정하는 인터뷰가 그 의례였다. 그들은 이 인터뷰에서 ‘자유‘를 지지하고 자신의 반공주의를 증명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적국인으로 간주되어 고려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었다. 미국에 들어오는 필수 조건은 자유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었다. 난민들은 영어를 잘 모르더라도 자유라는 단어 하나는 알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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