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으로 인해 특정한 연령층이 더 많이 사망했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인구의 연령구조는 변화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설사 인구구조가 변화했더라도 오늘날 같은 구조적인 불균형 문제를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근대 유럽에는 사회보험도, 복지제도도, 의료 시스템도 없었고, 대부분의 일자리와 노동인력이 동질적이었기 때문이다.
생산연령인구는 실제 노동인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먼저 생산연령인구 가운데 일부만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일반화된 국가에서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생산연령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매우 낮으며 한국의 사정도 그러하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65세를 넘긴 인구의 상당수가 노동시장에 남아서 일하고 있으며, 한국은 고령인구 고용률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인구변화가 노동인구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전망하기 위해 생산연령인구보다 경제활동인구의 변화를 살펴보는 편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