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욕 속에서 살고 있다"(나카노 시게하루)라는 에피그램으로 시작하는 시라이 사토시의 <영속패전론>은 2013년 간행된 후 일본 사회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1945년 8월 15일 천황의 항복 선언 이후 일본 사회를 지탱해온 논리를 ‘영속패전‘으로 정의하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표면화한 일본 근현대사의 ‘치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옮긴이 글‘에서) - P209
미국에게는 마지못해 패배를 인정하면서 그 보상 행위로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패배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말해 아시아에 대해서는 패배를 부인하고 과거를 은폐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패전국으로서 ‘속국‘ 상태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이것이 영속패전론의 핵심이다. 요컨대 "노예와 같은 복종이 패배의 부인을 지탱하고, 패배의 부인이 노예 행위의 보상이 된다!"(본문 88쪽) (‘옮긴이 글‘에서) -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