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창세기 - 새천년을 과학으로 읽는다, 이인식 과학칼럼
이인식 지음 / 김영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이인식 소장이 1999년까지 써오던 과학 컬럼 중 33편을 묶었다. 그의 칼럼집으로는 3번째다. 책 제목인 ‘제2의 창세기’는 생명공학의 약속과 공포를 다룬 26번째 컬럼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제2의 창세기’란 제목도 그 칼럼에서 인용하는 많은 책들 중 하나인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The Biotech Century. 1998] 중 제3장의 제목에서 따왔다. 이 책은 곧 이어 국내 출판사에서 [바이오테크 시대, 민음사, 1999] 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일전에 과학 칼럼니스트의 역할을 ‘인터넷 검색 사이트’로 비유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위 예가 좋은 보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한 주제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인용되고 정리되어서 독자의 관심을 끌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보다 깊은 내용을 쉬운 글로 설명하는 책을 낸다든지, 또는 아예 그 원서가 번역출판 된다든지 하면서 우리네의 과학적 소양이 더 넓고 높아질 수 있겠다. 위의 [바이오테크 시대]가 그런 과정으로 출판된 것인지는 솔직히 모르지만, 본 칼럼집에서 인용된 원서가 후에 번역 출판된 것은 그 밖에도 많이 있다 존 호건의 <과학의 종말>, 리들리의 <붉은 여왕>,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등등. 저서에서 인용을 밝히는 것은 과학 저술의 도덕성 측면에서 저자가 매우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 서문에 있는 글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좀 길지만 그대로 옮겨놓고 졸평은 끝냅니다. (알라딘 리뷰에도 있지만 한번 더 보시라고...)

“나는 가장으로서 기초생계비조차 해결되지 않는 과학저술에 오랜 세월 매달린 무책임을 상쇄할 만한 명분을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쪼가리 글로 여기저기 이름을 팔면서 다짜고짜 과학대중화를 부르짖는 사람들처럼 나이를 덜 먹지도 않았다. 아마도 나는 운명 절반, 선택 절반으로 과학저술의 길에 들어서게 된 성싶다. 과학저술의 한 전형을 제시하려는 나의 작업이 헛되지 않아 국내 과학저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징검다리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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