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바이오, 미래를 여는 기술
리처드 A. L. 존스 지음, 김태억 옮김 / 궁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떤 시기마다 항상 중심이되는 큰 흐름 사상과 기술이 있다. 이러한 사상과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함께 진화한다. 나는 사상에 관한 이야기도 매우 하고 싶지만, 일단 여기에서는 시간의 변화에 따른 기술의 큰 흐름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인류는 불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주된 기술은 불을 이용하는 기술이었을 것이고, 이것은 인간에게 생산력향상이라는 선물과 더 높은 기술 개발의 가능성이라는 티켓을 주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인간 기술의 발달은 수렵과 채집에서 농업으로 정착과 농업의 생산력혁명으로 엄청난 잉여생산물을 얻게되었고, 더 빨리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릴 수 있게되었다. 아주 먼 옛날에는 이른바 농업기술이 당시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표기술이었던 것이다.

이런식으로 한단계씩 진화한 기술은 각 시대를 대변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예를들어, 1900년 이전 혹은 그 동시대에는 증기기관같은 기초적 엔진이 당시의 풍요를 약속해주었다는 코드였다면, 1950년 근방의 시기에는 반도체와 컴퓨터를 위시한 전자공학이 미래를 열어주는 기술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2000년대에는 인터넷과 네트워크 시스템 등... IT 산업과 관련기술이 현재시대를 살고있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앞의 이야기에서 각 시대마다 각광받았던 분야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장 주식의 테마주만 찾아보아도 어느정도 감을 갑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노바이오, 미래를 여는 기술"은 생체나노공학이라는 수업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또, Open Mind로 유명하시고,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Cryo TEM현미경을 하시는 교수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책으로써, 나노바이오에 관련하여 정말 많은 것들을 다루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것은 딱 2가지 였는데... 첫째는 나노바이오라는 것이 다가올 시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겠구나 였고, 둘째는 이 책을 꼼꼼히 제대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과학과 관련한 교양을 충분히 쌓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만큼 읽기에 쉽지 않았다.

이 책을 별 생각없이 읽었다가는 한번 다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이었더라?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그랬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다. 사실 교수님께서 왜 나노구조체를 만들어도 움직이지 않는지 찾아보라고 해서 그 내용을 찾기 위해서 엄청나게 집중해서 읽었다. 그런데도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 걸음 물러서서 읽어보니,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화학에 대한 기초 이상의 상식이 있는 사람만이 이 책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트로피라는 개념이나 폴리머, 폴리에틸렌, 스티렌, 리피드 멤브레인 과 전자장을 형성하는 멤브레인... 이런 단어들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예 ECM이나 MEM같은 추측불가능한 단어도 있다면? 다행히 나는 과거의 유기화학이나 물리화학, 생물학 그리고 분자생물학과 생화학 수업을 통해서 그나마 조금씩 이해하고 있지만, 만약 상경계열 학생이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쉽게 읽기 어렵다고해서 이 책의 가치가 절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꼼꼼이 읽으려는 시도를 하면서,  지금 우리가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을 위해서 이루어진 위대한 과학자들의 관찰과 가설 그리고 실험의 과정을 가볍게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는 내 생각의 폭을 한단계 넓혀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물체여서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다면? 보는 것 대신에 컴퓨터가 대신 만져서 그것을 이미지화해서 보여주는 방법을 쓰면 된다는 것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을 배웠다.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고 하는데, 아마 이런 과정 때문이 아닐까?

나는 예전에 미래의 경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라는 다소 우울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과 사상의 발전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감이 잡히는 한, 이제는 큰 틀에 있어서 세상이 어디로 발전할 지는 대강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가 국민들이 모 박사님덕분에 확실히 데여서, 몇 년전에 유행했던 생명과학 붐처럼 나노과학이나 산업이 어느순간 붐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우리 삶의 영역에서 나노산업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이미 화장품처럼 나노바이오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버린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처럼 시끄럽게 오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가랑비에 젖어들듯 당연하게 나노산업과 나노바이오 산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만약, 당신이 과학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혹은 미래산업이 어떻게 재편될지 궁금한 사람도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글쎄? 논술이 특정분야에 대해서 이렇게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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