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또 하나의 멋진책. 이 책과 함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경제학 콘서트"를 함께 추천한다.

자유무역에 대해서 너무 사람들은 관대하고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인다. 얼마전 내가 참여했던 영어토론 스터디에서 FTA가 이슈화 된적이 있다. 그때 토론에 참가했던 모든 학생들은 한국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FTA를 지지하고 있었으며, 농업의 황폐화를 일종의 필요악적 트레이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런 방식의 사고는 불과 10여 년전에 미국을 반대하고 나이키 같은 다국적 기업 브랜드를 반대하는 학생들 틈새에서 살았었던 나에게는 매우 생소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내 주위의 대학생들만의 아이디어가 아닌 듯하다. 예를 들어 대 싱가포르 FTA의 수출 결과를 리포트하며, 정부와 언론 모두 한미 FTA를 지지하며 장밋빛 환상론을 펼치고 있다. 이것을 막는 사람들은 농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국회의원정도 인듯 싶다. 그래서인지 적어도 내가 겉보기에는 소고기 수입을 제외한 남어지 부분에서 최근 FTA로 자유무역에 대한 환상이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FTA는 우리가 예상하는 장밋빛 환상을 현실로 이루어질 것인가? (완전히 대학입시 논술 주제로 딱이다.) TV에서는 FTA 인준이 느려질 수록 일자리 창출이 줄어들고 GDP에 영향을 주는 등의 협박을 하고 있으며, 나 역시 과거에는 FTA가 한국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충분한 논리적인 근거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기존의 논리는 헛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따라서 FTA에 대한 기대는 많이 줄어들었으며, 끝없는 개방과 경쟁이 미래에 어떤 식의 위기로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는지를 한번 더 고려하게하는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과거의 방대한 자료와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제도권 교육을 통해서 배웠던 리카도 등의 자유무역의 이득이 이론상으로는 참일줄은 몰라도,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참이 아님을 알려준다. 자유무역이 모든 나라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어린이와 어른이 한 운동장에서 똑같은 규칙을 적용받으며 경쟁하는 자유경쟁은 절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와 같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성장도 결국은 개방의 수혜이기 보다는 적절한 보호무역과 산업육성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이해할 때, 과거 5년 동안에 빈부의 격차가 경제성장 속도가 훨씬 빨랐던 이전에 비해서 엄청난 속도로 벌어져버린 이유를 이해할 때, 당장 모든 것을 개방하는 것은 큰 댓가를 치룰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인지에 대해서 똑똑한 수많은 학자님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누구의 의견이 옳은지 알 수없으며, 각자의 생각이 중요하다. 문화과 개방 그리고 경제와 지적재산보호에 대해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는 충분한 내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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