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시공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캄의 면도날같이 너무나도 간단한 투자법...


운이 좋아서, 여러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다가 산업과 기업 분석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크래딧 스위스, UBS, 도이치 뱅크 등의 Global IB에서 인턴을 하며 그 분야들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PEF나 IB같은 금융쪽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되면서 몇 년전에 한 컨설팅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줏어들은 지식으로 어설프게 잠깐 하다가 그만뒀던 주식투자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투자와 주식에 관심을 가지며 듣게된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 혹은 조지 소로스, 피터 린치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이야기, 5년동안에 1000%정도의 엄청난 수익을 올린 주위의 선배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시작만 하면 곧 높은 수익을 내겠구나 하는 허황된 생각으로 시작하게된 주식투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비추~하는 직접 투자를 열심히 하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주식 그리고 투자에 관련한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 나는 나만의 투자 원칙이라는 것을 세우고 그 원칙에 맞춰서 상승장에서 적당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자만하게 되었다.


하지만 잔가지와 잎이 많고 뿌리가 얕은 나무는 약간만 강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듯 최근의 엄청난 폭락장을 경험하면서, 큰 물질적인 손실을 입음과 동시에 비물질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후퇴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내가 과연 제대로 된 기업분석을 했는지, 그리고 과거에 세운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에 대해 엄청난 회의를 하게 되고, 나의 부족함이 그제서야 제대로 보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 내 손에 들리게 된 책이 바로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이었다.


오캄의 면도날이란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여러이론들이 있을때, 가장 간단한 것이 진리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용어이다. 정말로 그런 간단한 진실이 있을 수 있는가? 난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단순한 것부터 시작하며, 복잡하게 보이는 것도 실제로는 단순한 것이 복잡하게 비춰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 즉, 이 책의 핵심은 오캄의 면도날처럼 매우 단순하다. 사실 이 책은 더 얇아도(작은 책이 되어도) 좋을지경이다. 앞부분은 뒤에서 저자가 뒤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합리적이다는 것을 주장하기위해 일상의 이야기로부터 포인트를 이끌어내는 서론정도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할뿐 아니라 같은 이야기가 뒤에서 계속 반복되어 언급이 되는데, 이것이 너무 길지않나 싶다. 내가 이 책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전제하에, 앞쪽으로 절반정도의 내용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좋은 기업을 찾고 그것을 사고, 오를때까지 기다려라이다. 그렇다면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난 여기에 대해서 승필만의 개념을 대입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기업을 흔히 법인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기업 자체가 법의 테두리에서 사람처럼 하나의 개체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법인은 사람과 사회적인 속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기업을 사람에 비유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다시말해 좋은 기업은 사업을 잘하는 영리한 기업이다. 이것을 사람으로 바꿔서 표현하자면 똘똘한 친구를 찾아서 그 친구에게 투자를 하면 그 친구가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는 단순한 법칙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똘똘한 친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떤 친구가 똘똘한지 알아보려고 노력할때에 논리력, 창의력 같은 Core competency 나 그 친구의 성장환경이나 생활환경 같은 Circumstance를 본다. 이것은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며, 개인의 편견이 그대로 묻어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많은 사람들이 연구한 결과가 축적되어 많은 부분이 정량화 되어있는 편으로 사람를 알아볼 때보다는 약간 쉽다고 할 수 있다. 그 기업이 속한 산업은 성장하고 있는가? 그 기업의 M/S는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ROA는 몇 %나 되는가? PER는 몇배인가? 부채비율은 얼마인가? 현재의 주가는 그 기업을 제대로 평가한 가격인가? 등등으로 찾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앞에서 많은 수업료를 내며 했던 고민을 나만의 기업평가 지표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서 투자할 기업을 찾고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이 떨어질 때에 매집하기로 하는 원칙을 세움으로써 종식시킬 수 있었다. 매우 단순하지만, 그래서 매우 강력하고 나처럼 주식투자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로 도움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그 기업의 가치를 재무적으로 매우간단하게 찾아서 ROA 25% 이상 PER 낮은 순으로 순위를 매겨서 30위권 내의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삼으라고 권고한다. 이 권고를 따르거나 말거나는 투자가 개인의 판단이다. 여러분은 따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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