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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 개정 증보판 ㅣ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1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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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질서 있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을 다방면이고도 입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사회를 구상했다. 이 구상 속에는‘앎’(지식),‘정의’(올바름과 올바르지 못함의 문제), 이상적인 정치형태등이 핵심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것들은 각각 분리된 영역으로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되어서 통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플라톤에서 올바름의 실현, 훌륭한 국가의 기준은 이데아와 관련이 있다. 현실세계 넘어에 있는 참된 실재로서 이데아가 있고, 이데아의 표본대로 실현해가는 것이 올바름의 실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데아를 아는 것으로서 지식 혹은 인식의 문제인 인식론의 문제가 논의되고, 이것을 인식하는 자로서 통치자의 문제가 논의된다. 즉 이러한 인식은 선천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 엄격한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람이 통치를 해야 올바름이 실현될 수 있으며 당연히 이런 조건의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교육 문제도 중요하다. 플라톤은 올바름을 실현하는 국가의 필요한 조건으로서 통치자를 중요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통치자는 올바름의 실현의 중요한 조건이지 그 자체로 올바름의 실현은 아니다. 올바름의 실현은 한 국가, 사회가 각자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여 조화롭게 운영되는 것이 올바름이라 보았고, 그것이 훌륭함의 실현, 곧 덕의 실현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여기에서는 훌륭한 국가란 무엇인지, 또한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제기되는 청소년 교육과 이를통해 선발된 통치자의 조건을 정리해보고, 플라톤이 논의한 이상적인 조화로운 사회상에 대하여 설펴본 후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정체형태에 대하여 정리해보려고 한다.
1.훌륭한 국가-정의
『국가』에서는 먼저 정의의 판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야기의 끈을 풀어놓는다. 좋은 것이란 무엇인가? 첫째, 그 자체 때문에 반기고자 하는 것인가? 둘째, 그 결과 때문에 좋아하는 것인가? 셋째 그 자체 때문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좋은 것인가? 이 중의 어떤것을 올바름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의 질문에 플라톤은 ‘그 자체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에서 생기는 결과 때문에도 좋아하게 마련인 것’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올바름의 추구를 단지 결과의 좋음으로서만 여기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하는가? 즉‘올바른 것과 올바르지 못한 것’중에서 이득이 올바르지 못한 것에 있다면 도대체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 즉‘올바른 자는 태형을 당하고 사지를 비틀리는 고문을 당하고’, 반면에 올바른 척하는 자에게 보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플라톤은 비석의 작은 글씨를 살펴보는 방법상의 비유를 들면서 ‘올바름은 한결 큰 것에 있어서 더 큰 규모로 있을 것’으로 간주하고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 먼저 국가에 대하여 논의하기 시작한다.
플라톤에 의하면 국가는 개개인이 자족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동반자 및 협력자로서 한 곳에 모여서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수립된다.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요소는 음식물, 거주지, 의복이다. 다시 말하면 의ㆍ식ㆍ주가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요건이며 이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인간은 협력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 국가가 수립된다. 그렇다면 지역적으로,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국가 혹은 정치형태들이 나타나는데, 어떠한 형태에서 올바름을 볼 수 있는가?
올바름은 시민전체가 최대한 행복해질 때 찾아 볼 수 있다. 이것은 소수의 집단만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온 나라를 행복하게끔 하는 것이다. 국가를 구성하는 주요 계급은 생산계급, 수호자(군인), 통치자(수호자에서 선발된)로 나눌 수 있는데, 국가가 최대한 행복하려면 이 세 그룹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것은 국가가 ‘지혜롭고 용기 있으며 절제(절도)있고 또한 올바르게 되었을 때 실현될 수 있으며 이것이 덕의 실현 상태, 즉 훌륭함인 것이다.
지혜란 분별하는 능력인데, 분별은 앎을 기초로 해서 이루어진다. 이 앎은 특수한 기술이나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전체와 관련해서 어떤 방식으로 잘 통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별을 해줄 지식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에 대한 앎이다. 이것이 통치자가 갖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용기란 수호자들과 관련된 것인데, 이것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보전이다. 즉 이들은 자신의 교육 받은 대로(지혜에 입각하여) ‘고통에 처하여서도, 즐거움에 처하여서도, 욕망에 처하여서도, 공포에 처하여서도 이를 버리지 않고 끝끝내 보전하여 지님’을 의미한다.
절제란 통치자와 피치자의 다스리고 다스림을 받겠다는 ‘합의’, 혹은 ‘상호 인정’을 통하여‘한마음 한뜻’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용기와 지혜는 각각 수호자와 통치자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절제는 나라 전역에 해당되는 것이다. 피치자가 인정을 하도록 하게 만드는 이념은 일종의 통치의 논리이다. 이 통치의 논리를 피치자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통치자와 피치자의 같은 판단(의견)이 생겨나고 국가는 분쟁이 없고 혼란이 없는 온전한 하나의 나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통치의 논리를 플라톤은 페니키아의 전설 -황금, 은, 쇠(청동)의 성분을 가지고 사람은 태어난다는 전설(249쪽)- 을 인용하는데, 통치자와 수호자, 피치자는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통치자는 금으로 태어난 사람이고, 수호자는 은으로 태어난 사람이며, 피치자는 쇠로 태어난 사람이다. 이것을 근거로 해서 각자의 본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성립된다.
이렇게 올바르고, 지혜롭고, 용기 있으며, 절제 있는 훌륭한 국가의 성질 및 조건은 개인에게도 해당된다. 이것은 위에 언급한대로 큰 것을 먼저 살펴보고 작은 것을 보면 좀 더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면서도, 한 인간에게서나 국가에서나 훌륭함은 이데아의 본을 닮은 것으로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국가를 구성하는 세 부류가 있었다면 개인에게는 영혼의 세 부류가 있다. 그것은 이성, 격정, 욕구이다. 이성은 영혼이 헤아리게 되는(추론하게 되는)부분이며, 격정은 이성을 보조하는 것으로서 이성의 보조에 충실하다면 올바르지 못한 일을 보았을 때 고통과 두려움을 감내하면서 자신의 올바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욕구는 어떤 느낌들이나 병적인 상태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이것은 필요욕구와 불필요 욕구로 다시 나누어 볼 수 있다)
훌륭한 국가가 지혜, 용기, 절제로서 이루어진 것이었다면 훌륭한 개인에게도 지혜, 용기, 절제로서 이루어진다. 지혜란 혼 전체를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앎이며, 용기란 격정이 두려움과 고통에 굴하지 않고 교육받은(지혜에 입각한) 보전하는 것이며 절제란 이성적 부분(헤아리는 부분)과 비이성적(헤아리지 못하는 부분)부분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 다툼과 갈등이 없는 것이다.
2.교육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훌륭한 국가는 통치자와 수호자, 생산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여 조화로울 올바르며 이것이 덕의 실현이요, 훌륭함인 것이다. 마차가지로 한 개인에서 훌륭함은 지혜, 용기, 절제가 지혜의 통제아래서 조화로울 때,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의 일차적인 목표는 지혜, 용기, 절제를 개인이 조화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과정은 통치자와 수호자, 그 외 보조자(협력자)들을 선발한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시가교육과 체육교육이다. 시가교육이 중요한 이유는‘리듬과 선법은 혼의 내면으로 가장 깊숙이 젖어 들며, 우아함을 대동함으로써 혼을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기 때문이며 또한 우아하고 고상한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면 훌륭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옳게 싫어할 줄 알게 되고, 아름다운 것들은 칭찬받아 기뻐하며 혼 속에 받아들임으로써 훌륭한 사람으로 될 수 있다. 시가교육은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하는 교육이며 올바른 것에 대한 의견이나 판단, 근거를 함양하게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절제, 용기, 자유로움, 고매함 및 이와 같은 부류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준다고 볼 수 있다. 시가 교육 다음으로는 체육교육의 중요성을 논의한다. 체육교육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최선의 체육교육은 최선의 시가교육과 유사하다. 즉 식사와 일상생활의 전반을 온갖 선법과 온갖 리듬으로 만들어진 것과 유사하다. 즉 체육교육은 단지 육체적 단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혼에서 나온 훌륭한 육체, 건강을 의미한다. 교육에서도 플라톤은 무절제와 다양성보다는 단순성을 지향한다. 왜냐하면 무절제와 다양성은 시가에서는 리듬과 선법의 무질서로 체육에서는 질병을 낳는다. 그래서 단순성은 시가에서는 혼의 절제를 낳고 체육에서는 몸의 건강을 낳는 것이다. 여기에서 단순성이 의미하는 것은 ‘종류의 단순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철저하다는 의미에서, 즉 무절제와 방만함의 대립적인 의미에서의 단순성이다.
시가교육과 체육교육이 중요되는 것은 이 둘이 적정할 정도만큼 키워지고 서로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혼의 격정적인 면과 지혜로운 면이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하여 통치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각 연령단계에서 그들이 신념을 지키려는 마음 상태를 갖는지, 소신을 지키려는지, 유혹되거나 강제당하는 것은 없는지, 잊거나 내팽겨치는 것은 없는지를 지켜보는 가운데 통치자를 선발한다.
아이들일 때는 계산이나 기하학등의 예비교육을 실시하되 이것은 강제적이지 않게 놀이삼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강제적으로 진행된다면, 혼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20세를 전으로 해서 체육교육을 통하여 어떤 사람으로 드러나는 가를 시험하고, 20세가 된 자들 중에서 선발을 진행하고 약 30세까지 변증술을 위한 예비교육을 실시한다. 이 예비교육이란‘실재의 본성’에 대한 ‘포괄적인 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변증술적 자질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시험이 된다. 그리고 30세가 넘어서 공부에 있어서도 확고하고, 전쟁이나 그 밖의 다른 법적인 의무에서도 확고한 사람들을 다시 선발한다. 그리고 5년동안은 집중적으로 논변하는 기간이다. 이후 15년간은 통치자가 되기 위한 실무 및 철학적 수련을 진행하고 50세가 된 후에 최종 선발과정을 거쳐 통치자로 될 수 있는 것이다.
3.통치자
정의를 실현하는 국가를 수립할 수 있으려면,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조화로운 사회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통치자의 역할이 중시된다. 그것은 플라톤이 상정하고 있는 참된 실재로서의 ‘이데아’론과 관련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이데아의 인식을 통하여 세상을 정의롭게 실현할 수 있는데, 이것은 통치자에 의해 가능하면서도 통치자의 조건이기도 하다. 이는 동굴의 비유로서 설명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마치 약간의 빛이 들어오는 동굴과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벽에 비치는 그림자를 사람들은 진실로서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치자가 될 사람은 동굴밖에 나와 바깥세상을 보고 동굴에 가서 바깥세상을 기준으로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굴에서 나온 사람은 동굴에 익숙해진 나머지 처음에는 눈이 부시다. 그러나 바깥세상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보다 진실된 것을 보고자 한다면 눈부심이 사라지듯이 보다 올바른 것이 무언인지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통치자는 출생이 좋은 성분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어렸을 때부터 교육으로 훈련되고, 단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2·30대에는 실무와 경험을 갖추고 계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50대가 되어서 비로소 통치자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통치자에게 어떤 편리와 안락한 생활을 부여해주지 않았다. 다소 귀족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능력과 출신에 따라 구분하였지만 통치자는 통치자로서 금욕과 고된 훈련을 요구 받는다. 그래서 통치자는 사적인 이해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개인 재산을 가져서도 안 되고 가족을 구성하는 것도 안 된다. 또한 후세의 통치자를 위하여 부인 또한 출신과 성분을 고려하여 공유해야 된다고 한다. 그러나 통치자는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 중에도 자질이 충분하다면 통치자가 될 수 있다고 플라톤은 언급하고 있다.
4.여러 형태의 정체 비판
앞에서 훌륭한 국가의 모델은 한마음 한뜻으로 이루어져 통치되는 형태였다. 이것은 최선자 정체(철인치자)이다. 그러나 내부의 분란이 생기면서 최선자 정체는 쇠락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신적인 창조물을 위해서는 완전수가 포함하는 주기가 있는데, 이것을 놓치게 되면 생리학적으로 더 못한 출산을 하게 되는 것으로부터 발생한다. 결국 좋은 출산의 시기를 놓치게 되어 훌륭한 인재가 부족해지고 질도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태어난 수호자들이 권력을 승계하게 되면서 수호자(통치자)구실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이 내분은 쇠와 청동의 성질을 가진 이들이 재산을 축적하는 것으로 향하게 되지만 아직까지 금과 은의 성분의 수호자들이 있어서 서로 분쟁을 일으키다가 중간선에서 합의를 보게 되는데 이것은 최선자 정체에서 과두정체의 중간단계이다. 그런데 여기에격정이 지혜의 보조자로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들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전쟁을 좋아하는 이들은 지혜보다는 승리와 명예를 추구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명예지배체제가 통치하게 된다.
최선자 정체에서 명예정체로 쇠락하면서 훌륭함의 실현은 낮아지게 되는데 이것이 더욱더 심화됨에 따라 훌륭함이 가벼이 여겨지게 되는 반면 부는 귀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과두정체가 등장하게 된다. 과두정체는 평가 재산을 기준으로 통치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난한자를 통치에서 배제하게 되는데, 이로부터 말미암아 가난한자들과 부자들은 내분에 휩싸이게 되고 가난한자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민주정체가 등장한다. 이제 ‘멋대로의 자유’를 추구하게 되면서 질서도 조화도 없게 된다. 이러한 ‘멋대로의 자유’와 멈추지 않는 욕망은 질서도 없고 혼란만 초래하는 것이어서 참주정체를 발생시키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정체에 상응하는 훌륭함에서 이탈하는 여러 부류의 인간을 바라 볼 수 있다. 명예지배체제는 격정이 이성으로부터 지배당하지 못함에 따라 맹목적인 용기로 나타나 승리와 명예를 추구 하게 되는 인간의 부류이고, 과두정체는 욕구가 혼을 지배하게 되면서 이성을 욕구 아래에 두면서 재산의 축적에만 열을 올리는 방법을 강구하는 인간의 부류이며, 민주정체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온갖 다양한 부류의 인간들이 존재하며, 참주정체에서는 가장 올바르지 못한 인간의 부류이다.
5.
플라톤에게 훌륭한 국가란 각각의 기능에 충실하고 그래서 조화롭게 운영되는 사회이다. 이것은 참된 실재로서의 이데아에 바탕을 두고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해병하기 위하여 『국가』에서는 다양한 방면에 관하여 논의가 전개된다. 그리고 각각의 논의에서는 하나의 동일한 틀을 발견할 수 가 있다. 즉 리듬과 선율이 조화로운 형식을 갖추어야 하듯, 국가, 교육, 통치자, 각 인간의 역할에 관한 논의들에서도 하나의 체계적인 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하나의 국가 안으로 흡수시켜 조화롭게 운영되는 사회상을 제시한 것이다.
그래서 플라톤의 『국가』는 철학, 윤리, 정치 등의 여러 가지의 주제들을 포괄하고 있다.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하고, 문학적 비유를 통하여 체계적이고 조화로운 상태의 사회, 즉 국가를 올바른 것이라 보고 이것이 훌륭함, 덕의 실현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비록 플라톤이 엘리트적, 귀족주의적 사고방식 때문에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면이 있지만, 아마도 이것은 당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민주정체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 속에서 수립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시대적 상황에 대한 플라톤이 구상한 사회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플라톤의 민주정체에 대한 비판은 탁월할 정도로 현재의 민주주의제도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다. 민주정체에서의 일반 시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이것을 가장하여 일부 선도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민주정체라고 본 것은 현재 절대적 믿음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재 민주주의에 대한 반성적 지점을 제시해 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플라톤의 이론이 현재적 가치에선 엉뚱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신화적인 믿음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플라톤의 『국가』에서는 이후 전개된 서양사상의 착상들과 단초들을 이루고 있다. 플라톤의 『국가』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해하면은 현재에 있어서 민주정체의 문제를 비롯한, 혼란과 무질서의 문제점등 현재에서도 유효한 측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