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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영국사 - 반양장
케네스 O.모건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의 역사를 로마 시대부터 마거릿 대처 총리의 시대에 이르기 까지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인문학부로 유명한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고, 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별 전문가들이 나누어서 저술했기 때문에 영국사에 관한한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역자들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결코 만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단지 영국사에 궁금증 때문에 책을 손에 들었다가는 730쪽에 이르는 방대한 책의 분량과 흑백 삽화에 기가 질리고 말지도 모른다.
비록 흑백이긴 하지만 도판들이 구석 구석에 잘 배치되어 있고, 앙주가에서 하노버가에 이르기 까지 영국사를 이어온 군주들의 소개가 상세히 되어 있어서 번역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아키텐, 부르고뉴에 이르는 현재 프랑스 지역의 영토를 영국이 가졌다가 잃게 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백년전쟁, 앙주가와 랭커스터가의 왕권 다툼인 장미전쟁, 명예혁명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피로 얼룩진 왕과 의회의 투쟁의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자국인이 쓴 자국사이다 보니 역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없었지만, 위대한 엘리자베스 여왕 신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만은 흥미로웠다. 이 책 한 권으로 지금의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영국인을 만든 그들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잘 정리할 수 있었다.
저자와 번역자가 여러명이다 보니 역사에 대한 시각이 일관적이지는 못한 편이다. 게다가 통사의 성격을 가지는 책이기 때문에 시대순으로 사건들을 기술할 뿐 역사가의 관점이나 평가는 적어서 전공자가 아니면 지루하다 싶은 부분도 있다. 물론 역자들의 당초 취지대로 교과서로서 이용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긴 하다. 여러 명이 번역하긴 했지만 처음 우려와는 달리 꽤 매끄럽게 번역되어 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