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타산지석 1
이식.전원경 지음 / 리수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런던의 명물 빨간색 2층 버스와 전통이 살아있는 왕실의 근위병 교대식, TV에 넘쳐나는 BBC의 사극과 다큐멘터리, 역사 서적이 소설만큼이나 인기가 있고, 인류 문화 유산으로 가득찬 대영박물관과 아름다운 회화 작품들이 유혹하는 내셔널 갤러리를 언제든 무료로 드나들 수 있으며, 화려한 뮤지컬의 세계가 펼쳐지는 웨스트앤드와 해리 포터와 호그와트의 마법 세계가 시작된 곳. 그곳이 바로 영국이다.

한때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우며 번영했던 일은 둘째치고라도 나는 한반도만한 크기의 이 나라가 가지는 문화적 원동력이 다른 무엇보다도 부럽다. 영국이, 영국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잠깐이라도 엿보고 싶은 마음에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들은 케임브리지에서의 유학 생활을 통해 어찌보면 이방인의 눈으로 본 피상적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본 영국과 영국인의 단면을 생활 속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쓸만큼만 벌어서 느긋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가장 부러웠고, 근대화의 물결 속에 전통의 것을 거의 잃어버린 우리와 비교되는 옛것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이 인상적이었다. 블레어 총리가 취임한 직후 한동안 해외토픽을 장식했던 총리 공관의 고양이 이야기도 이 책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에는 짤막하게 소개된 일화였지만 그 고양이로 인해 일희일비하는 영국 언론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이 책을 통해 영국의 모든 면을 알 수는 없겠지만 짧게나마 영국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 살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현실에서 살짝 벗어나 한바탕 소나기 뒤에 싱그러운 비내음이 나는 케임브리지 거리를 걷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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