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다.신학을 공부해서 남들처럼 안정된 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양치기의 길로 들어선다. 별이 빛나는 칠흑같은 밤하늘을 지붕 삼아 잠을 자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바람처럼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안달루시아 지방은 어딘지 모르게 좁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는 양털깎는 가게 주인의 예쁘장한 딸과 결혼해서 안주하고, 정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 이 정도로 자유롭게 살아봤으면 됐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안주하지 않는다. 늙은 왕을 만난 그에게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라는 더 큰 꿈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연금술사란 꿈을 이루는 이들을 뜻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모든 이들이야 말로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가 아니고 누구겠는가? 그만큼 꿈을 이루기란 쉽지 않고, 많은 희생과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일이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정말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그 꿈은 이루어진다고...하지만 과연 그럴까? 코엘료의 책이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은 내가 너무나 일상에 찌들어 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꿈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할 희생과 고통은 책에서 피상적으로 접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일이다. 그 때문에 작가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선뜻 수긍이 가진 않는다.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코엘료의 낙천성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느낌은 좋았다. 비록 실제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고, 꿈을 이루려면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해도 한번쯤 산티아고와 같은 꿈을 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