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 Art & Ideas 9
스티븐 에스크릿 지음, 정무정 옮김 / 한길아트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화려하게 치장한 여인과 여인을 감싼 곡선으로 처리된 아름다운 머릿결. 알폰소 무하(혹은 알폰소 뮈샤)의 대표적인 스타일입니다. 그의 유명한 포스터들을 접하면서 아르누보라는 양식을 알게 됐습니다. 아니, 양식이라기 보다는 1800년대의 세기말을 마감하는 하나의 미술 운동이었죠. 1890년대부터 1910년에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아르누보는 그 화려함만큼이나 짧은 역사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아르누보가 그렇게 단명해버린 것일까요? 적어도 이 책을 보면 아르누보의 역사가 그렇게 짧지도, 분야가 한정되어 있지도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건축, 순수회화, 공예 등의 미술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었고, 그 영향이 1910년 이후에도 미쳤음을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업화 시대에 아르누보가 어떤 방식으로 산업화에 적응, 실패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단순히 미술 운동으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흐름으로서의 아르누보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프랑스에만 한정되었다고 생각했던 아르누보가 생각보다 많은 국가들(핀란드, 러시아, 벨기에, 영국, 미국 등)에 각각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아르누보의 엘리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성격과 국제적이면서도 민족주의적인 성격을 잘 설명하고 있어서 그 복잡다단한 성격을 이해하기도 쉬웠구요. 컬러 도판도 풍부하고(여전히 도판과 설명이 따로 놀긴 합니다만...) 이 시리즈를 몇권 읽다보니 편집에도 적응이 돼서 읽기도 괜찮았구요, 번역도 괜찮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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