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문화사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은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마녀의 이야기는 서양 중세 역사의 단골메뉴이다. 그러나 중세의 소외집단으로서 문둥병자, 유대인, 창녀 등과 함께 중세의 암흑기를 뭉뚱그려 설명할 때 종교와 결부된 부차적 지위에서 조명받았을 뿐, 그 자체로서 마녀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서적은 드물다. 이 책은 마녀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물론 그것이 마녀의 실존여부에 관련된 것이든, 혹은 중세의 역사에서 점했던 마녀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관한 정보이든 말이다. 칼세이건은 그의 노작'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마녀를 실존하지 않았던 역사의 희생양으로 설정함으로써, 과학의 대중적 보급과 마녀신앙의 허구를 결부시킨 바 있다. 물론 이 책 '마녀의 문화사'는 마녀의 실존여부보다도,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마녀가 가지는 사회사적 의의를 규명하는데 목적을 둔다. 마녀는 중세의 종교적 권력이 강화하는 과정에서 설정된 희생양이었지만, 그러한 전통이 중세를 끝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어느 사회에서나 기득권을 가진 계층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희생양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서양 중세기의 마녀사냥과 너무도 흡사한 방식으로서 마녀사냥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냉전시기의 매카시즘은 빨갱이 사냥을 빙자한 마녀사냥 몰이로서 너무도 유명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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