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동학농민혁명의 쟁점
이달순 외 / 집문당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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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에 대한 명칭상의 변화는, 역사적 시각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초로 등장했던 '동학난'은 말 그대로 동학교도들이 일으킨 반란 정도로 치부되었다. 전제군주적 지배세력의 입장에서 동학교도들의 봉기는 그들의 정권안위에 위협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방이후 4.19혁명이 발발하고 진보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동학은 혁명으로서의 지위 즉 '동학혁명'이라는 영예의 칭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 동학은 '갑오농민전쟁'이라는 객관적 평가를 받고 있다. 혁명의 기본요소인 지배계급의 변화, 기존 지배정권의 전복 등이 동학에 의해 야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이유로 혁명으로서의 지위보다는 진보적 농민전쟁으로서의 위상에 더 적합하다는 논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학교도들이 봉기과정에서 내걸었던 기치들을 살펴보면, 부르죠아혁명이나 프롤레타리아혁명에서 내걸려지는 구호들과 유사한 요소들을 보게 된다. 공화제사상 남여평등 신분차별의 극복 지주소작관계의 시정 내지 폐지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렇다면 동학교도의 봉기가 단지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유에서, 이 사건이 혁명의 위상에서 미달된 것일까? 이 책을 통해 동학혁명의 현재적 의의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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