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쓴 한국근대사
강만길 지음 / 창비 / 1994년 2월
평점 :
절판


강만길선생은 한국 진보진영의 버팀목으로 오랫동안 한국의 역사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 그의 역사의식은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실증 즉 객관적 검증을 근거로 진보진영의 방향설정과 접목시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신독재 시절, 정권에 야합하지 않고 지조있는 처신을 보여온 행위는 역사학자로서의 실천적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 책 역시 역사의 진보를 전제로 한국근대의 다양한 발전 방향을 - 비록 실패했을 지라도 -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가 아닐까 한다.

이미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 대학생들의 역사학 텍스트로서 가장 널리 애용되고 있다는 점 등등이 이 책의 대중적 검증과 신뢰를 입증하지만, 더욱 중요한 가치는 올바른 역사관의 함양에 있을 것 같다. 한국의 근대화는 다양한 분파에 의한 정치모델 도입의 각축장이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비록 일제의 강점에 의해 그 모든 시도와 이상이 좌절되었다 할지라도, 그들의 역사적 의의는 전혀 축소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실패를 되새김으로써 미래를 향한 역사의 진보에 더나은 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은 현재적 의미에서 곱씹어 보아야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학 갑신정변 의병운동 계몽운동 등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절대권력에 대한 민중의 해방을 지향했던 한국근대의 민중운동의 양상은 그 후에 일어날 다양한 대중운동의 선차적 경험이자 근원적 힘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민중운동에 대한 다양한 양상을 고찰하고 더나은 이상을 제시으로써 통일시대의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진해야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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