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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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기호학자이자 중세사가다. 그러나 그를 세계적 유명인사로 각인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바로 소설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이었다. 이 책 '장미의 이름'을 통해 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물 중의 한 명으로 부상한 바 있다. 이 책이 유명해진 이유는 박진감 넘치는 사건전개 외에도 치밀한 구성력에 있다. 추리소설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중세의 교회역사와 고대의 철학 전통을 결합함으로써 에코는 추리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역사와 철학이 추리소설에 용해되어 내용의 개연성을 높이고 지적인 호기심의 증대에 기여하고 있지만, 다소 지루한듯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중세의 수도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을 통해 긴장감이 조성되지만, 근본적 갈등의 원인은 고대 플라톤철학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간극에 기인하고 있다는 요지로 귀결된다. 서양 중세나 근대 이후의 종교전쟁에서 종교적 요인이 단지 전쟁의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저자가 고안한 고대철학의 갈등구조 역시 사건전개의 충분한 개연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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