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신 1 - 풀빛 85
윌리엄 힌튼 / 풀빛 / 1986년 11월
평점 :
품절


중국의 혁명을 그리고 있는 유명한 책을 들자면 여러가지가 있다. 중국의 붉은 별, 위대한 길, 아리랑 등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서구의 저널리스트들이 해방구에 뛰어들어 중국인 혹은 조선인 혁명가들과 인터뷰한 후, 혁명가들의 일대기와 혁명의 진실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중국혁명에 관한 정치 상층수준의 기록으로서 모택동이나 주덕의 일대기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따라서 하층인민수준에서 실제적으로 전개되었던 혁명의 실상 혹은 계급투쟁의 현실에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윌리엄 힌튼의 '번신'은 이런 점에서 매우 유용한 책이다. 힌튼은 2차대전 직후 산서성의 장궁촌을 방문하여 그 마을의 해방전 역력과 계급투쟁의 전과정, 토지개혁의 역사 등에 대해 상세히 접근하고 있다. 정치상층수준이나 이론적인 면에서 논의되는 계급투쟁은 계급간의 역관계와 투쟁대상이 명확한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힌튼은 역설하고 있다.

즉 지주계급에도 애국적인 그룹이 존재하며 빈농이나 중농 중에도 일제의 부역자 혹은 지주에 기생하는 인민들의 착취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계급투쟁은 명확한 대상을 타도하는 문제 이상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세계의 원리가 무한한 다양성에 근거하고 있다는 아주 진부적인 진리가 이 책을 통해 훌륭한 증명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좀처럼 들어보지 못했던 이 책의 저자 윌리엄 힌튼의 이 기록은 이상사회의 건설을 갈구하는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훌륭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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