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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중국까지 ㅣ 이산의 책 3
장노엘 로베르 지음, 조성애 옮김 / 이산 / 1998년 2월
평점 :
절판
장노엘 로베르의 '로마에서 중국까지'는 서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비단길에 관한 역사서적이다. 중국 문명권에 근접한 우리들이 비단길에 대해 가진 막연한 동경은 중국을 떠나 로마로 향하는 길이다. 그 경로는 비단을 가지고 먼 길을 떠나는 중국 상인들의 꿈이 서린 곳이며, 서역에서 들어온 불교문화가 찬연히 꽃을 피운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단길에 대한 기대와 동경은 이 책의 서두를 읽는 동시에 사라짐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는 서양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에게 있어서 비단길은 로마를 떠나 중국을 향하는 경로이며, 진기한 서구의 보석을 품고 먼 길을 떠날 대상들의 희망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비단의 나라를 꿈꾸며 훗 날의 풍요를 위해 위험천만한 장삿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돈황석굴의 발굴을 통해 그 전모가 드러나기 전까지, 비단길의 역사는 한낱 역사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아시아의 유목민들의 볼 품없는 이동경로에 다름아니었다. 그러나 돈황석굴의 여러 유물들은 로마와 중국을 잇는 비단길이 그 이상의 역할을 해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서구와 동양이 만나는 문명의 가교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 위대한 과거의 자취를 추적해보는데 목적이 있는 책이지만, 우리 동양인들에게는 비단길의 서구적 의미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