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일전선 연구 - 시놀리지 중국학총서 6
박형일 지음 / 중국학센터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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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선전술'하면 공산주의자들이 즐겨쓰는 술책으로, 그들이 위기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겁하게 제휴를 요구하는 정책 따위로 치부되어 왔다. 아직도 통일전선에 관한 이러한 견해를 흔히 목도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반공주의 관제 역사학이 만들어낸 하나의 허구였음이 입증되고 있다. 즉 통일전선이 공산주의자들 혹은 중도적 좌파세력의 주요정책이긴 하지만, 궁지에 몰린 그들의 자구책으로서 비열한 정책산물은 분명 아니라는 사실이다. 통일전선에 대한 극좌파의 비난은 '계급의 적들과 연합함으로서 결국은 그들에게 투항하는 수정주의책략' 정도로 매도되어 왔다. 그러나 통일전선이 등장하고 활성화되었던 역사적 배경을 파악한다면 그러한 견해들이 모두 허구임을 알 수 있다. 즉 통일전선이 노동계급의 광범한 연합을 창출하기 위해 사민당의 세력아래 있던 노동자들과의 통일을 목적으로 등장했다는 점,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시 파시즘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민족대동단결을 꾀했던 통일전선의 목적 등의 상기할 때, 우리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통일전선 역시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전민족적 통합으로 일본제국주의에 맞서자는 목적아래 공산당에 의해 제기되었다. 물론 통일전선이 중국공산당의 헤게모니쟁취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단지 공산당의 위기를 모면하자는 목적아래 제기되었다는 식의 이해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당시 국민당은 공산당의 토벌에만 관심이 있었고, 일제가 대륙으로 밀려드는 것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는 입장에 있었고 또한 민생의 안정에도 거의 관심을 쏟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공산당의 통일전선 제기가 항일구국을 위한 순수한 애국심 민족애에서 등장했다는 점은 지금 현재의 시각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일당 일인독재로 편향되는 등 많은 정치적 실책을 겪었음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파시즘시기 통일전선의 역사적 의의를 폄하하는 태도는 그릇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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