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 199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벅찬 감격! 진화론에 관련된 과학서적을 읽고서 이렇게 감동하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아마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클릭이 이중나선구조를 규명한이래, 이 책이야말로 유전학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치밀한 실험에 의한 검증과 예리한 추리력으로서 이토록 놀라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울 뿐이다.

리처드 도킨스에 의하면 유전자의 본성은 아주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이기적인 유전자의 범주는 한 개체에 소속된 동일 유전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타개체에 함유되었을 지라도 동일한 기원과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 역시 같은 범주로 포괄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킨스는 이러한 몇가지의 단서를 근거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타적이어야 할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즉 동일한 속성을 가진 유전자의 번성을 위해서는 인간 개개인이 이타적이어야만 유리하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견해를 입증하기 위해 도킨스는 비둘기의 사례 혹은 전쟁 등과 같은 적절한 비유를 제시하고 있다. 아마 이러한 저자의 가설이 거짓으로 판명된다해도 이 책의 위대함은 결코 반감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저자의 놀라운 추리력 그자체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이미 평판을 얻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격 한편에 씁쓸함이 남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이타성을 단지 이기적인 유전자의 본성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인간의 존엄과 신성성에 대해 진화론이 반기를 들고 있다할 지라도 정말 흥미있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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