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의 구조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은 전적으로 믿을만한 것이며, 진보하는 것이고 그 진보야말로 과거의 업적을 토대로 한다는 것 만큼이나 자명한 진리가 세상에 또 있을까?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수 십년동안이나 머릿속에 쳐박혀 있던 편견에 다름아니었다. 하지만 그 편견은 너무도 믿을 만한 것이어서,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떨쳐내기 힘든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물질문명은 끊임 없이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것이 과학에 토대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진보적 과학관의 명명백백한 증거가 아닌가?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분명 그렇게 믿고 있었으며 그 진리에 대해 전혀 회의하고픈 충동이란 눈꼽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패러다임에 기초한 정상과학의 정립, 이후 소수의 반론이 제기되고 결국엔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게 되면서 과학의 혁명의 발생,동시에 기존의 정상과학이 새로운 과학으로 대체된다는 쿤의 학설은 너무도 놀랍게만 느껴질 따름이었다. 그러한 형식적 반복이 계속 된다는 논리야말로 과학은 상대적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 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쿤은 대표적인 예로서 과학적 혁명과도 같았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들고 있다. 이 두가지 학설은 천동설과 뉴턴의 고전역학을 와해시킨 혁명적 이론이었는데 당시로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한다.

과연 쿤의 논리가 정확하다면 오늘 날의 기술적 발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뉴튼의 고전역학이 부분적으로 부합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처럼 자연과학에 기초한 공학의 발전 역시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자연과학적 세계관가 물질문명에서의 기술적 측면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괴리된 차원의 문제일까? 쿤의 훌륭한 학설과 논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들은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