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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 ㅣ 창비신서 114
와다 하루끼 / 창비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일제시기 만주벌판의 호랑이로 불리었던 항일유격대의 어느 지도자의 목에는 1만원이란 거액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그 액수는 만주항일운동의 어느 지도자보다도 높은 금액이었으며, 일본 관헌에서는 그를 잡기 위해 총동원태세를 했을 정도였다. 그가 중국인도 아닌 바로 조선인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에 대해 우리 남한의 역사는 오랫동안 도외시해 왔다. 체제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속에서 북한최고지도자를 항일독립운동의 최대영웅으로 평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그것은 분명한 사실임에 틀림없으며, 남북의 해빙무드가 무르익고 있는 지금 북한의 역사에 대한 접근과 새로운 조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와다하루끼의 대표적 명저인 이 책 '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의 등장은 사회과학서적이 봇물 터지듯 밀려듬과 동시 사회주의나 북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가능해졌음을 시사해주는 지표로서의 의의 또한 지닌 것이었다. 즉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를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편향을 극복하고, 역사를 사실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실증주의적 접근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이 책은 일본의 저명한 북한학자인 와다하루끼의 연구성과로 김일성의 성장과 항일운동 그리고 해방이후 정권수립의 동향까지도 성실히 추적하고 있다.
이로서 남한의 독립운동사에 있어 은막속에 가리워있던 부분이 드러나게 되었다. 항일유격투쟁의 전설적인 20대 지도자 김일성의 활약상은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것이며, 체게바라 주덕과 같은 유격대의 지도자가 우리나라에서 존재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