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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 1 - 범우사상신서 49 ㅣ 범우사상신서 49
아놀드 요셉 토인비 지음, 박광순 옮김 / 범우사 / 1992년 8월
평점 :
품절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는 누구라도 알만한 고전이 된 지 오래다. 원래 이 책은 워낙 방대한 책이었지만, D.C.서머벨에 의해 축약되자 축약판으로 더욱 친숙해지게 되었다.
토인비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역사학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놀라운 해석틀을 제시한 바 있는데, 그것은 '도전과 응전'이란 번역어로서 일약 유명한 구절이 되기에 이르렀다. '도전과 응전'은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적 대립구도에서 착안된 개념으로 자연을 개척하여 문명을 탄생시키는 인간의 도전에 끊임없이 응전해 오는 자연적 환경의 반응양식을 가리키고 있다. 물론 지금은 꽤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 개념도 등장 당시엔 혁명적인 발상으로 까지 간주되었을 정도였다.
또다른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문명권에 대한 인위적 분류에 관한 해석이다. 이것은 각기 유사한 문명을 동일한 문명권으로 포괄해,성격이 다른 여타의 문명권과 구분하는 방식이다. 먼 훗날 이 방식이 훌륭한 학자에 의해 도입되기에 이르는데, 바로 새뮤얼 헌팅턴에 의해서 였다. 헌팅턴은 이슬람 서구 중화문명권 등 세계를 7-8개의 문명권으로 분류함과 아울러 이러한 분석에 근거해 미래의 역사를 예언하기까지 했는데, 문명의 충돌로 대표되는 서구와 이슬람문명의 충돌이 핵심논지였다. 어쨌든 문명을 구분하는 헌팅턴의 이러한 발상 역시 토인비의 개념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