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제임스 클리크 지음 / 도서출판 동문사 / 1993년 8월
평점 :
절판


고전역학 즉 기존 자연과학의 주제는 이상적인 계를 설정함으로써 그 내부의 물리적인 법칙과 질서를 규명하려는 목표를 견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곳에서는 공기의 저항과 같은 불규칙적인 요소 -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너무도 친숙한 것이지만 - 의 개입은 철저히 차단당해야 했고, 그 이상적인 계의 물리법칙이야말로 혼돈스러운 현실의 모델역할을 자임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 자연과학은 이상적인 계의 물리현상에만 국한되었던 고전역학의 범주를 포괄해, 혼돈스런 현실세계의 물리현상들까지도 그 범위에 포함시키는 실정이다. 이러한 카오스(혼돈)에 관한 연구는 현대물리학계의 대유행처럼 번져 신과학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바 있는데, 그 대표적인 주자들이 바로 프리쵸프카프라, 일리야프리고진, 에리히얀치 등 이다. 이들은 혼돈속에서의 질서를 규명함으로써, 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발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 무엇의 정체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과학적 논리실증주의와 실용주의를 신봉하는 과학자들은 이러한 일군의 유행에 대해 실랄히 비판하고 있다. 칼세이건 등은 이의 대표적 학자로서 실험으로 검증이 불가능한 이러한 과학류를 사이비과학이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역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현대과학의 이러한 사조를 악령에 비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돈의 현실을 해석해내려는 과학의 이러한 흐름은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기존 과학의 지평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 기존의 과학적 세계관을 변혁하려는 혁명적 과학인들의 반역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넣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소 어려울지라도 카오스에 대해 이해하고자하는 일반인들에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혹은 재미있는 과학에피소드를 통해 그 개념을 비추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