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 김영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칼 세이건! 3-4년 전에 타계한 그는 과학계의 큰 별이었다. 화성탐사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 그는 천체물리학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기도 했다. 미국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지에도 기고하여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을 정도로, 그의 과학에 대한 애착심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코넬대학의 재직시절 유일하게 그의 연구실 출입문에만 이름표가 없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학생들이 그 전설적인 교수의 명패를 몰래 빼갔기 때문이었다.

칼 세이건의 이와 같은 명성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물론 전세계에 과학을 보편화시키고자하는 진지한 열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진리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부단한 실험 관찰 등의 성실한 자세 역시 그의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세이건의 이와 같은 자산 외에도 과학에 대한 그의 합리적 세계관을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몇년 전에 유행하기 시작한 일리야 프리고진, 프리쵸프 카프라, 에리히 얀치 등 신과학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에 맞서 선전포고를 감행한 세이건은 이들을 사이비 과학자로 철저히 응징하고 있다.

과학은 신과학운동류와 같이 추상적 틀에 갖혀 있거나, 실증이 불가능하거나, 유추에 의존하거나, 실용적 성격을 결여하고 있을 땐, 이미 과학의 영역을 이탈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과학은 결코 골방에 틀어박혀 앉아 사변에 의존하는 사람들에 의해 개척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우주를 관찰하며 데이타를 살피며 분석하는 사람들에 의해 진보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칼세이건은 우주를 개척하는데 앞장선 천체물리학자이자, 사이비과학을 추방하기 위해 그리고 과학계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과학철학자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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